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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의 슬기와 전통을 익힌다|초·중생 사적지답사 유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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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평소 무심코 보아 넘겨온 고궁·성터·사찰 등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조상들의 슬기와 전통을 익히도록 하는 「산역사교육」 프로그램이 점점 늘고있다. 서울시내라든가 근교의 역사현장을 찾아보는 당일코스외에도 방학철을 이용한 2박3일내지 3박4일 캠프를 경주·안동·부여 등 고적지에서 실시하는 숙박프로그램이 흔하다.
지난 4월부터 매월 여주신륵사와 세종대왕릉, 공주무령왕릉과 국립박물관 및 마곡사 등지에서 고적답사캠프를 갖고있는 서울YMCA 영등포지회는 앞으로도 경주·강화도·독립기념관 등을 돌며 이 프로그램을 계속할 예정. 국민학교 3학년부터 중학생들에게 미리 답사지역에 관한 사전교육을 한뒤 현장에서 해설을 해주고 여행이 끝나면 보고 느낀 점을 역사기행문으로 정리토록 한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한국청년여성교육원의 역사강좌는 서울시내의 경복궁·종묘·창경궁 등 고궁을 찾아가 전문가의 설명을 듣는 당일 프로그램. 학생과 주부들 대상의 부정기 교육이다
한국사회교육연구원도 8월중에 「서울거리에 살아있는 조상의 숨결」을 주제로 「내고장 역사교실」을 마련, 국민학생들이 서울시내의 동상비각·보신각·성터 등을 돌면서 역사공부와 함께 문화재를 아끼는 마음을 기르도록할 계획.
그런가하면 해마다 한수교회의 역사와 관련깊은 유적지를 탐방하는 한흉기독방사연구회처럼 특정분야의 역사현장만을 찾아다니는 경우도 있다.
여름방학캠프를 역사교육과 연결시킨 예로는 서울YMCA의 청소년캠프나 기차여행캠프, 한국공문수학연구회의 어린이캠프 등을 꼽을수 있다.
7월22∼25일 청소년 이동캠프에 참가하여 전북고창선운사 일대의 사적과 초가마을을 돌아보며 그에 얽힌 전설도 알았다는 박용희양(서울 서문여중3)은 『그저 놀다오는 일반캠프와는 달리 뭔가 배웠다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자랑. 책에서만 보았던 초가집들과 추사의 글씨가 새겨진 비석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동안 옛조상들의 생활과 서예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깨달았고 좀더 많은 것을 알고싶은 흥미가 생겼다고 말한다.
6∼9일 기차를 타고 경북안동과 경주일대의 고적과 하회마을 등지를 찾아다니는 기차여행캠프도 이색 역사교육프로그램.
한편 7월23일부터 8월1일까지(각 3박4일) 서울·대전·안양·인천·대구지역의 국민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문수학연구회의 어린이캠프처럼 충주의 탄금대나 충렬사 등을 돌아볼뿐 아니라 탈춤 등 우리 민속과 관련된 내용을 지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현장역사교육붐에 대해 관계자들은 『역사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면서 『유적지를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보다 철저하고 다양한 사전 사후교육을 통해 어려서부터 우리것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갖도록 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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