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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원화 절상 공식요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워싱턴=장두성 특파원】김경원 주미 대사는 미행정부측의 면담요청에 따라 31일 상오10시 미 재무 성을 방문, 「데이비드·멀포드」국제금융담당차관보와 50분간 회담, 원 화 절상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미국 측은 이날 회담에서 국무성관리도 참석한 가운데 한국에 대해 원 화 절상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대사관측은「쌍방 합의에 따라」회담내용을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며 논평을 회피했으나 다른 소식통들은 이 자리에서 미국 측이 원 화의 대 달러화 평가절상 문제에 관한 협상을 곧 열 것을 공식 제의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 지는 최근이 환율조정회담은 8월중에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미 재무 성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한바 있다.
김 대사는 이날 회담에서 양국은 환율 조정문제가 본질적으로 객관적 여건에 맞추어 조용히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공개원칙은 미 통상 법 301조에 관한 협상의 경우처럼 한미간의 마찰이 과장노출 됨으로써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일의 반복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 측은 미 통상 법 301조에 관한 협상에서 양보를 한데 이어 미국이 다시 환율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김 대사가 만난「멀포드」차관보는 지난달 29일「첸」주미자유중국 연락사무소장을 초치, 대만 측에도 협상을 요청한바 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지난달 30일 국제경제연구소의「프레드·버그스텐」소장이 최근 한국 당국자에게 원 화를 15∼20%까지 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같은 원 화 절상은 대미무역에서 흑자를 10억∼20억 달러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미 경제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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