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아내' 대신 보은한 백인 남편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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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여성회의 도움을 받았던 미아씨의 남편 데이비드 레이턴이 한미여성회 웹사이트를 무료로 제작해주고 있다. 왼쪽부터 한미여성회의 박지혜 이사, 데이비드, 에스더 김 회장.

미아(한국명 김미자)씨로부터 시작됐다. 여성들에게 환한 빛이 되어 줄 작은 도움의 불씨다.

한미여성회(KAWA·회장 에스더 김)는 최근 웹사이트의 대대적인 개편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한미여성회의 사역이 한발 더 전진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일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맡은 이는 여성 IT 교육및 지원 기관인 'WITI(Women In Technology International)'의 데이비드 레이턴 대표. 전문 웹사이트 업체에 맡길 경우, 2만달러 정도의 경비가 소요되는 작업이다.

그런데 데이비드 대표는 선뜻 무료로 해주겠다고 나섰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가 미아씨의 남편이기 때문이다.

미아씨와 한미여성회의 인연은 남편을 만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년여 전 미아씨는 한미여성회로 한 통의 전화를 걸었다. 막막했던 인생에 어렵게 내밀어본 간절함이 담긴 전화였다. 당시 미아씨는 전 남편의 영향으로 마약중독 상태였고 삶을 이끌어갈 힘이 없었다. 그런 미아씨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준 게 바로 한미여성회다.

한미여성회는 마약중독 등의 문제로 혼자 생활이 어려웠던 미아씨에게 하숙집을 구해주고 몇달동안 렌트비를 내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그녀가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왔다.

오랫동안 한미여성회에서 상담을 맡아오고 있는 박지혜 이사는 "외로움이 많았던 것 같다. 특히 한인들을 그리워했다"며 "결혼하고 소식이 뜸해 잘 살고 있겠거니라고만 생각했는데… 다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말했다. 미아씨의 사망 소식이었다.

데이비드는 "그녀의 마지막 유언이 한인들이 사는 한인타운 가까운 곳에서 장례를 치러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평소 미아가 종종 말하곤 했던 한미여성회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며 "미아가 항상 그리워했던 한인들과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가족이 없던 미아씨에게 한미여성회 회원들은 가는 길 가족이 되어 줬고 덕분에 미아는 외롭지 않게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는 한미여성회에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제작해 주기로 했다. 그는 "미아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었고 월드비전을 통해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을 돕는 일도 해왔다"며 "미아가 돕고싶어했던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어가길 원했는데 한미여성회가 딱 그 일을 하고 있었다. 한미여성회를 지원하는 일은 수천 명의 한인 여성들을 돕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곧 선보이게 될 웹사이트는 이용자는 물론 관리자들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한미여성회가 진행하는 클래스 등록절차도 온라인을 통해 더 간편하게 할수 있도록 했다.

한미여성회의 에스더 김 회장은 "미아 씨를 도우면서 어려운 여성들을 돕는 일에 더 적극적이 됐다"며 "현재 말기 암환자들에 음식을 만들어주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더 다양한 사역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여성회는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상담전화를 받고 있다.

글·사진=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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