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를 절대 잡아서는 안 되는 이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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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DB]

어린 시절 곤충 채집 시간에 잠자리를 잡았던 건 흔한 추억이다. 하지만 우리가 괴롭혔던 잠자리는 사실은 매우 이로운 곤충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모기 킬러'다. 지금 혹시 잠자리를 잡았다면 그냥 조용히 놔주는 게 좋다.

잠자리는 먹이로 모기·파리·나방과 같은 작은 곤충들을 먹는다. 모기 한 마리를 잡으려고 밤잠 설치며 몇 시간을 눈 뻘개지도록 고생해야 하는 사람과 달리 잠자리는 거의 전문 암살자 수준으로 모기를 잡는다.

잠자리는 몸에 비해 크고 둥근 눈을 갖고 있다. 잠자리의 둥근 눈은 사방의 곤충을 감지하며 그 움직임을 폭넓게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잠자리 중 왕잠자리의 최고 속력은 약 시속 100km다. 그야말로 곤충계에선 우사인 볼트를 능가하는 엄청난 속도. 시속 2km인 모기, 시속 15km인 파리는 포르쉐 앞에서 세발자전거 타고 달아나는 거랑 같다.

또한 잠자리의 턱은 크레인처럼 강력하며, 다리는 그물처럼 먹잇감을 움켜쥘 수 있다. 큰 잠자리 같은 경우 턱으로 인간의 피부에도 상처를 줄 수 있다. 작은 잠자리 역시, 날아다니는 먹이감을 그대로 턱으로 물어 사냥한다.

잠자리는 위와 같은 능력으로 포착한 먹이 중 95% 이상을 잡을 수 있다고 한다. 경이적인 사냥 성공률이다. 바다의 포식자 상어보다 2배, 정글의 왕 사자보다 4배 효과적이다.

잠자리가 높은 확률로 해충들을 잡아내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사실은, 잠자리가 끊임없이 해충을 먹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하루 엄청난 양의 모기를 먹어치운다. 보통 하루 200마리 이상을 잡아먹으며 많게는 1000마리 이상도 거뜬히 먹어치울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잠자리는 전남 구례, 서울 서초구에서 모기 방제 목적으로 활용된 적도 있다.

이병채 인턴기자 lee.byung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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