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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에 규모 4.5 여진 발생, 불안감 증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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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난 지 꼭 일주일만에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경북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잠잠해가던 지진이 다시 확대되거나 혹은 지진이 일상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지진 일상화 우려도 나와
지진 대비 노력 일상화 해야

기상청은 19일 오후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규모 4.5의 지진은 지난 12일 발생한 지진의 여진이며 추가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 관계자는 "여진으로 인한 지진동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예의 주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경주에서는 지난 12일 강진 발생후 이날까지 8일째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19일 오후 10시 현재 총 383회의 여진이 발생했다. 여진을 규모별로 보면 1.5~3.0이 367회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3.0~4.0이 14회였다. 규모 4.0~5.0의 여진은 지난 12일 한 차례 발생한 이후 관측되지 않았으나, 19일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함에 따라 모두 2회로 늘었다.

날짜별 여진 발생횟수를 보면 12일이 93회, 13일이 194회에 이르렀다. 14일 27회, 15일 16회, 17일 10회로 점차 줄었으나 18일부터는 다시 13회로 늘었다. 19일에는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오후 10시까지 19회를 기록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여진(餘震, aftershock)은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인 본진(本震, main shock) 다음에 나타나는 작은 지진을 말한다. 지난 12일 지진처럼 본진 앞에 본진보다는 작지만 또 다른 큰 지진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 전진(前震, foreshock)이라고 한다. 12일의 경우 전진의 규모는 5.1이었다.

지진 전문가들은 "가장 강한 지진인 본진(本震)의 규모가 클수록 여진의 규모나 횟수, 지속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여진이 수 주일, 수 개월, 심하면 수 년 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의 경우 여진이 1년 반 동안 지속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박사는 "이번 지진이 일어나는 양산단층처럼 단층에서는 암석들이 기하학적으로 맞물려 있는데, 압력이 쌓이다가 결국 파괴된다"며 "하나의 지진이 연이어서 주변에 도미노처럼 전달되면서 작은 지진들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지진학자들은 "12일 강진으로 지층에 쌓인 스트레스가 대부분 해소됐기 때문에 규모 5 이상의 강진까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지진이 잦아지면서 더 이상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생활 속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윤수 박사는 "크고 작은 지진이 일상화된 일본에서는 시민들이 늘 지진에 대비해 평상시에도 열심히 대피 훈련을 받고 있고,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훈련받은 대로 실천하고 있다"며 "그런 노력들이 생존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또 건축물을 지을 때에도 모형을 흔드는 실험을 통해 결함을 고쳐 나가는 등 더 나은 내진 건물을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체단체는 학교 등 공공시설에 대한 내진설계나 내진보강을 맡고, 개인은 주택의 내진설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내진설계 대상 공공시설물 10만5448곳의 내진율은 42.4%(국민안전처)에 불과하다.

한편 전국 원자력 발전소는 이상없이 정상 가동됐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날 “지진 발생지 인근의 신월성 원전을 비롯해 가동 중인 전국 모든 원전이 정상"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도 “이번 여진의 영향으로 원전에서 관측된 최대 지진값(월성)이 0.0137g로 관측돼 설계 지진값인 0.2g에 크게 못 미쳤다”며 “원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여진 발생 당시 월성 원전 1~4호기는 지난 12일 발생한 지진으로 수동 정지후 점검 중이었다. 원안위는 월성 1~4호기는 정밀점검을 실시했지만 이날까지 원전 시설의 안전 관련 설비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진 발생지에서 멀지 않은 부산 기장군의 고리원전의 재난 비상단계를 C급에서 B급으로 상향했다. 한수원은 재난 비상단계를 평시(관심), C급(주의), B급(경계), A급(심각)으로 구분해 대처하는데 지진 규모 4.0~4.9일 때 B급 비상단계를 발령한다. 고리원전은 지난 지진 때 A급 비상단계를 발령했다가 이후 C급으로 낮춰 관리해 왔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이동현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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