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보험료 오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다음달부터 생명보험사가 파는 암보험,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에 새로 가입하는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흥국생명과 같은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다음달부터 예정이율을 현재 평균 2.75%에서 2.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자사 보유 자산을 굴려서 낼 수다고 예상하는 수익률이다. 보험사는 예정이율만큼 할인해 보험료를 산정한다.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싸지고,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는 비싸지게 된다. 보험사들이 계획대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내리면 보험료는 5~10% 정도 오른다.

과거 추세로 볼 때 대형 생보사들이 먼저 예정이율을 낮추면 나머지 중소형 생보사들도 이를 쫓아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이미 지난 4월에 3% 안팎이던 예정이율을 2.75% 수준으로 일제히 조정했다. 10월 이후 보험료가 올라가게 되면 올해만 두 차례에 걸쳐 보장성 보험료가 오르는 것이다.

보험사들의 이런 조치는 장기화된 저금리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25%로 역대 최저치다. 자연히 시장금리도 바닥 수준이다. 이러다 보니 보험사들이 현재의 예정이율 2.75% 수준으로 자산을 운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보험사의 요금 조정이 쉬워진 것도 보험료 인상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올 1월부터 보험사가 보험료 책정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의 보험료 ‘가격 통제’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보험사들이 가격 인상 요인을 보험료에 반영하기 쉬워졌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올리지 못했던 보험료를 저금리 기조에 맞춰 현실화하는 것”이라며 “자산운용 수입이 줄어 예정이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손실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