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박근혜 대통령, 아버지의 0.000001도 못배웠다" 혹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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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교수(한신대 석좌교수)가 박근혜 대통령의 공과와 관련, "자기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의 0.000001도 못 배웠다"며 혹평했다.

김 교수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 70주년 열병식에 간 거 하나 말고는 뚜렷하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게 별로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만 해도 생각에 스케일이 있었다. 미국 문제에 대해서도 그 분은 절대 그렇게 미국 뒷다리만 붙들고 그래야 우리가 산다, 이런 생각이 있던 사람이 아니다"라며 "경제개발해서 어떤 힘의 기반 위에 올려놓으면 어떻게 미국에서 우리가 벗어나서 독자적인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던 사람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그런 틀을 0.000001도 배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정 교과서와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교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소위 '수구' 논리를 가지고 모든 걸 재단하고, 사상적 독재까지 하겠다는 것"이라며 "세월호 문제만 해도 그렇게 해결돼야 할 문제가 아니다. 개성공단 문제도 그렇고 모든 게 다 그렇다"고 지적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해선, "바보스러운 일이다. 우리 스스로 평화에 대한 주도권을 포기한 셈"이라며 "사드를 배치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한 것은 정책이 아니라, 망측한 자멸의 길"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는 "(내가 박근혜 대통령이라면) 남경필이라든가 유승민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을 카드로 내놓으면 반기문(유엔사무총장)의 한 1000배는 세다"며 "오히려 반기문이 나온다면 야당에는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전망했다.

그는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할 대선 후보의 자세로 '무아지경'과 '통합'을 제시했다.

"자리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기를 버리면서까지도 이 민족의 대의를 세우겠다고 하는 그 추상명사에 대한 헌신이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을 포섭해서 대통일의 장을 만들어 새롭게 부활해야만 진정한 리더가 된다"고 강조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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