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강동고분 합장묘가능성높다|경주 고적발굴조사단 중간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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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주용강동고분은 지금까지국내에서 한번도 발견되지않은 내호석(석실붕괴를 막으려고 쌓은돌) 을 갖춘 무덤으로 밝혀졌다. 또 이 고분은선도의 앞부분을 헐고 다시묘내부로 들어갔다가 나온후회를 섞은 흙으로 단단히 막은 것으로 보아 합장묘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주고적발굴조사단 (단장조유전)은4일 통일신라시대 왕릉으론 처음 발굴되는용강동고분현장에서 김원룡·진홍섭문화재위원과 정양모경주박물관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굴지도위원회를 열고 지금까지의 발굴결과를 발표했다.
김원룡박사는 내호석이 무덤외면의 호석과 3m나 떨어져석축2단으로 쌓여있는것은 처음 발견되는 것으로통일신라무덤양식을 알아내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통일신라 왕이나 왕족의 무덤발굴이 없었고 통일신라시대 일반의 무덤도 연도에 직결된 고분내부만 발굴했기 때문에 무덤의 전체모습을 알 수 없었는데 이번 발굴로써 통일신라무덤이 왕족의 경우 내부의 묘를 만들고 그위를 다시 덮는 이중구조를 가졌을가능성을 보여준다는것이다.
정양모관장은 선도앞부분이한번 헐렸다가 다시 회로 단단히 막은 것으로 보아 합장일수 있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삼국시대에는 합장의 경우가 많이 발견되고 통일신라 제53대 신덕왕능(부) 에서도 합장이 발견됐다고 말했다.(신덕왕능은 발굴되지 않았으나 61년 도굴되었을때 당시 경주박물관이 도굴구멍으로 들어가 보아 내부구조가밝혀겼다.)
용강동고분은 또 비운을 겪은 왕의 무덤으로 처음에는내호석이 있는 부분만 축조되었다가 오랜시간이 지난후정치정세의 변화에 의해 다시 왕능으로서의 위엄을 갖춘 것으로 생각해볼수도 있다.
석실내부는 할석(갈라낸자연석) 으로 되어있지만 벽면이 고르고 그위에 회가 발라져 있어 벽화가 그려져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수없다.
김박사는 신덕왕능이 한벽에 3개씩 남색· 황색· 청색등으로 채색된 벽화흔적이나타났던 점에 비추어 이 능은 그보다 연대가 앞서기때문에 벽화가 없기 쉽지만 전혀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없다고 전망했다.
석실내부는 현재 회를 바른 위에 진흙이 많이 묻어있어 발굴단은 보존처리를 위한 전문가들이 현지에 내려와 벽화보존등 가능성있는 모든 일에 완전한 대비를 끝낸후 석실에 들어가 내부를발굴할 예정이다.
용강동고분은 49대 헌강왕의 무덤이 벽돌형 돌로 쌓여있는 것으로 볼때 그 이전의무덤이며 31대 신문왕능부터지대석이있는것으로보아 그이후라고 한다면 7세기말에서 9세기말 사이의 것으로추정된다.
용강동고분에서는 통일신라양식중에서도 고식의 토기조각이 출토되었다. 그러나 현재 발굴된 층이 교관되어있는 층이기 때문에 토기로써는 시대를 추정할수 없다고지도위원들은 보았다.
이날 지도위원회에서는 외부의 지대석이 잘 깎은 큰돌인데 비해 석실벽은 할석으로 만들어져 외부와 내부에 큰 차이가 난다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경주=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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