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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중류층 주부 탈선은 소외감·정서불안이 원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70년대이후 한국의 새로운 사회문제의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 중류층 도시주부들의 도박·춤바람·부동산 투기 등의 탈선행위. 이는 주로 가정안에서 주부의 역할을 통해서만 행복을 얻으려고 하는 아내의 가정일에 시간을 쪼갤수 없는 남편과의 갈등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가정주부들은 가정밖에서 역할을 찾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공공 복지분야의 자원봉사자로 활약하거나 새로이 직업을 개발하는 등으로 관심을 확대해야 결혼만족도도 높아진다. 또한 기업은 사원들이 가정과 직장을 조화있게 유지해 나갈수 있도록하는 새로운 기업윤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내용은 2, 3일 아산사회복지 사업재단 주최로 프레스 센터에서 열리는 심포지엄 「현대사회와 여성」에서 발표될 장상희교수(부산대·사회학)의 논문「도시 중년주부들의 역할부재 현상에 관하여-여성과 지역사회」의 요점.
장교수는 도시거주 중류층 중년주부들 중에는 아내로서의 역할 상실에서 오는 불안·권태·허무, 나아가 자신의 존재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자아상실감등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된 원인은 한국의 산업화에 따라 거대한 조직사회속에서 경제적 성공을 위해 가정에 관심을 둘 시간적 여유가 없는 남편과 자신의 모든 행복을 아내의 역할, 결혼생활에 거는 아내사이에 어쩔수 없이 생기는 갈등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남편과 대화하고 공동활동을 할 시간이 없어 남편과의 반려감을 가질수 없는 여성들은 소외감·정서불안 등의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도박·춤바람 등 탈선 행동을 하게된다.
사회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남편을 가진 주부들에게 이러한 징후가 더 두드러져 가장 성공한 집단과 가장 성공치 못한 집단이 함께 결혼만족도가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렇게 중류층 주부들이 겪는 자신의 인생 목표와 현실간의 불일치는 스트레스를 일으키게 하고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정신질환, 나아가 춤바람·도박행위·부동산투기·지나친 자녀교육에의 몰입 등의 현상을 빚게 한다는 것이다.
그 해결책으로는 고학력 소유자들인 이들 여성들의 여가와 에너지를 지역사회개발 및 국가발전에 활용토록 하는 방안.
즉 공공 사회복지분야 자원봉사자 또는 능력에 따른 취업 등의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다.
그밖에 남편이 아내의 행복, 가정적인 일에 신경을 써도 사회낙오자가 되지 않는 직장분위기조성 등도 필요하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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