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산모가 갑작스러운 산통으로 지하철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았다. 산모와 아기는 역 직원과 시민 공조로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7일 오전 10시께 서울도시철도 6호선 새절역 화장실에 들렀던 김모(21)씨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김씨는 한참이 지나도 울음이 그치지 않고 화장실 칸에서 사람이 나오지 않자 아동학대를 의심했다.
주위를 살피던 김씨는 바닥에 핏자국을 발견하고는 바로 역 직원을 찾았다. 화장실 칸 안에는 갓 아기를 출산한 28세 산모가 오도 가도 못한 채 있었다.
갑작스러운 산통으로 산모는 화장실 칸 안에서 아기를 낳았고, 출산 후에도 밖으로 나올 수 없던 것으로 보였다. 산모는 안부를 묻는 김씨와 직원에게 우선 문틈으로 핏덩이 아기만 넘겼다. 탯줄은 스스로 끊었다고 했다.
이들은 아기를 받아 얼른 옷으로 감쌌다. 거동이 힘들었던 산모는 경찰과 119 구급대가 오고서야 화장실 칸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산모와 아기는 인근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측에 따르면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상태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