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돈 23억 횡령"…'빈민선교 대부' 김진홍 목사 고발 당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두레공동체를 만들어 빈민 자립 등 사회선교활동을 펼쳐온 김진홍 목사가 교회 신도들로부터 공금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 당했다. 과거 화성시 우정읍의 두레마을에서 농사일을 하는 모습.

'두레공동체'를 만들어 빈민 구호활동의 선구자로 존경 받았던 김진홍(75ㆍ현재 두레수도원장) 목사가 자신이 몸담았던 두레교회 신도들로부터 횡령 혐의로 고발 당했다.

7일 의정부지검에 따르면 경기도 구리시의 두레교회 장로 등 교인 13명이 김 목사를 횡령 혐의로 고발해 조사 중이다. 고발인들은 지난해 교회 계좌를 확인하다가 김 목사가 담임목사로 재직하던 2005~2008년에 개설된 통장 3개에서 23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해 검찰에 고발했다.

김 목사는 2011년 구리 두레교회 담임목사를 그만둔 뒤 동두천에 같은 이름의 교회와 수도원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검찰은 23억원의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고발 내용이 확인되는 대로 김 목사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1971년 청계천에 활빈교회를 세워 탁아ㆍ교육ㆍ자활 등 빈민 구호와 선교활동을 펼쳤다. 이어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 빈민들의 자립마을인 두레공동체를 만드는 등 본격적으로 사회사업을 펼치며 개신교계의 대표적인 사회 사역자로 존경을 받았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을 맡는 등 정치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고발사건에 연루돼 홍역을 겪었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나 뉴라이트전국연합 내부에서 "김진홍 목사가 금품을 받고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검찰에 고발 당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2006년에는 김 목사가 담임하던 두레교회 관계자 14명의 '쪼개기 후원금' 의혹이 불거져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검찰 조사에서 두 사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