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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1호 여성국장 노희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복잡한 가사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인력이 너무 모자랍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집안문제 해결하듯 차근차근히 풀어나가면 안될 일이 없지요.』
26일 서울가정법원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노희환부이사관(60·여). 우리나라 법조계에 등장한 제1호 여성국장이다.
『53년5월에 들어왔으니 올해로 34년째네요.』 숙명여대 문과를 나온뒤 27세 되던해 외가쪽 할아버지뻘 되는 당시 청주지법원장의 권유로 전란이 한창이던때 서기보로 법조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노씨의 첫 업무는 판결문 정서. 타이프가 없었던 시대라 붓으로 쓰여진 판결문을 일일이펜으로 옮겨적는 일이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때만해도 관청에는 여성이 드물던 때라 「흠 안잡히려고」각별히 신경을 써야했다.
어려운 한자가 많아 해독에 진땀을 흘리던 때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63년10월 가정법원 개원과 함께 서울로 옮겨온 이래 지금까지 줄곧 가정법원에서 일해 왔다. 말 그대로 가정법원의 산증인.
『가사사건 조사관등 주로 소년 가정문제를 맡아왔습니다.』
30여년간 가사사건에 몰두하다보니 이제는 표정만 보아도 대충 어떻게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줘야할 지 가늠 할수 있을 것 같다고.
『부부들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주로 이혼청구를 여자쪽에서 했는데 요즘엔 거의 반반이예요』
이혼사유도 남편의 주벽·폭행 등이 주류를 이루던 것에서 이제는 성격차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다.
서울대를 나온 의학도와 결혼, 짧은기간 신혼생활을 보내다 6·25때 행방불명, 그동안 서울신촌동 법원 주택단지에서 노모(80) 이모(77)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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