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특 24일 구성 합의|노 민정 대표-이 신민 총재 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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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태우 민정당 대표위원과 이민우 신민당 총재는 21일 낮 국회 귀빈식당에서 2시간 동안 오찬을 겸한 단독회담을 갖고 이번 국회 회기 내에 헌법특위를 구성키로 합의하는 한편 여야 대 타협 정신으로 구속 자들이 빠른 시일 안에 최대한 석방될 수 있도록 노력키로 의견을 모았다.
노 대표는 이어 하오 3시 국회에서 이만섭 국민당총재와 별도 단독회담을 갖고 정국현안을 논의,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대표들은 회담에서 헌특 구성 등을 위한 구체적 사항은 원내총무들에게 위임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23일 3당 총무회담에서 특위명칭·규모·구성비·활동시한 등 구성절차를 마무리지은 후 특위구성 결의안을 공동발의,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킬 예정이다.
민정당·신민당 양당 대표회담에서 노 대표는『헌특 구성문제와 구속자 석방문제는 무관하나 그 여건조성을 위한 야당의 요망을 존중, 정부·여당은 구속자 석방문제에 대해 최대한 성의와 노력을 기울였고 이미 그 결과는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고『조사중인 차와 복역중인 자에 대해서는 여당이 당정 협조 차원에서 성의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총재는 회담이 끝난 후『모든 문제가 구속자 석방 등에 여당이 얼마나 성의를 다하느냐에 달려 있으므로 여당의 성의표시를 봐 가면서 헌특 위원 명단을 제출하겠다』고 말해 일단 이번 국회에서 헌특 구성결의는 해 놓고 활동착수는 정부·여당의 대응조치를 봐 가면서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총재는 회담에서『민정당이 개헌을 하겠다고 하면서 아직 안을 내놓지 않은데 대해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으며 우리당도 상대의 안이 없어 서로 논의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지적, 국민투표 등 개헌절차·부 수법 개 정 등을 고려할 때 민정당은 빨리 안을 내 놓아야 하고 자유로운 정부선택권의 보장이란 측면에서 개헌절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민정당 안을 내놓으라고 재촉하는 신민당의 심정을 알겠으며 빠른 시일 내에 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그러나 합의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지 않느냐』고 했다고 이 총재가 전했다.
이 총재는 특위 구성합의에 앞서 노 대표에게 ▲수배자의 수배명령해제 ▲조사중인 사람에 대한 불기소와 사건종결 ▲재판중인 사람에 대한 공소취하 ▲복역중인 사람에 대한 사면·복권을 요구하고 이들이 모두 학교나 직장으로 원상 회복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문익환 목사는 연령이나 해 온 일을 볼 때 하루속히 석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신민당이 당내 변호사를 시켜 병 보석을 신청하겠으니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총재는 또 김대중·김상현씨의 사면·복권도 재차 요구했으며 2·24 청와대회담에서 대통령이 약속한대로 예산안 파동·고대 앞 사건과 관련된 신민당 의원들의 기소문제를 무효화하라고 요구했다.
노 대표는 수배자에 관해『빨리 법 절차를 거쳐 매듭을 짓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하고 사면·복권문제에 대해서는『지금까지 불행하게도 정쟁이 격화됐고 해당자들의 처신이 그 원칙을 풀어 나가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말하고『앞으로는 개헌협상과 더불어 정쟁의 격화가 아니라 협조방향으로 나아가고 또 이 총재가 당사자에게 자숙의 권고를 함으로써 애당초 바라 왔던 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다소 진일보한 태도를 취했다.
노 대표는 또 조사중인 사람의 불기소, 재판중인 사람들의 공소취하문제 등은 사법권의 침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으나 성의를 다하겠다고 말했으며 사면·복권문제는 우선 본인들의 태도에 달린 것이나 나름대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총재가 제기한 통혁당 관련 기결수에 대한 석방문제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엊그제 내무위에서 신민당의 송천영 의원이 남-북한을 동일시하는 부분, 남-북한에서 민중폭동이 일어나야 통일이 된다, 민중정부의 수립이 당연하다는 등으로 발언한 것은 현 정치상식에서 생각할 수 없는,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좌경·용공 젊은이들의 부르짖음』이라고 말하는『이를 정치적으로 주장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따라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경제주의를 파괴하려는 사회일각의 용공·좌경세력에 대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으며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 총재도 이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노 대표의 국회연설을 높이 평가,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고 지적하고『그 정신에 따라 우리가 성의를 다할 때 합의개헌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피력했다.
노 대표도 이를 환영하고『그것이 우리의, 그리고 나의 신념』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와 이 총재는 이러한 합의정신에 따라 앞으로도 헌특 운영이 잘돼 나가도록 서로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기로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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