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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자녀 돌봄모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이웃자녀 서로 돌보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서울YMCA 고덕센터의 돌봄모임 회원들. 자녀양육문제로 직장이나 사회활동을 포기해야 하는 이웃 주부들을 도움으로써 지역사회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지난해 6월 회원을 모집했다.
80여명의 「동네어머니」지원자들 가운데 고졸이상의 학력을 갖고 자기 아이가 7살 이상이며 가정방문을 통한 자격심사에도 합격한 30∼40대 주부는 23명. 이들은 교육학·사회사업학· 심리학· 간호학·영양학·아동교육론등 남의 집 자녀를 데려다 돌봐주는데 필요한 교육까지 마쳤다. 원래는 부부가 모두 출근하는 가정을 도울 계획이었으나 정작 맡겨지는 어린이들은 가족중에 중풍·암등의 중환자가 있거나 이혼·가정불화 등으로 부모가 제대로 돌봐줄수 없는 경우로까지 확대됐다.
『부모대신 자녀를 돌봐줄 일가친척이 드문 핵가족사회에서는 자칫 「고아 아닌 고아」들이 얼마든지 생길수 있다는걸 종종 실감케 된다』고 전련자씨 (41)는 말한다.
이 회원들은 매달 벼룩시장을 열어 주민들이 입던 옷과 쓰던 장난감및 헌책등을 말끔히 손질하여 내놓은 물건들을 판 수익금과 남은 물건들을 고아원·재활원등 사회사업기관에 보내고 있다.
그밖에 매달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험담을 나누고 전문가들의 강의를 듣는등의 재교육도 이모임의 중요한 활동이다.
김신자씨(41) 는 『이웃 주부들이 자녀의 나쁜 버릇 고치기라든가 대소변 가리는 훈련 등에 대해 수시로 물어오고 가족상담실에도 나가야하니까 여러가지 책들을 계속 읽게되어 자기개발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만족한 웃음을 웃는다.
그러나『대학까지 나왔으면서 뭐가 답답해서 그 힘든애보기 노릇을 하느냐』는 말이 들려 이따금 섭섭한생각도 들지만 역시 꼭 필요한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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