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M&A 급물살…충남대·천안공업대 내년 통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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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생 부족으로 교육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지방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기업처럼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대전에 있는 국립 충남대는 23일 "2004년 1학기를 목표로 공업계 국립 전문대인 천안공업대와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대는 "통합과 관련해 수차례 협의가 있었으며,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통합추진연구위원회를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국립대간 통합 추진은 1996년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가 통합한 부경대 이후 7년 만이다.

오덕성 충남대 기획홍보처장은 "통합 대학은 대전.천안.아산 지역 거점 대학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내년에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수도권 지역 학생들도 대거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태행 천안공업대 기획연구처장도 "10월 이전까지 4년제 산업대로의 승격을 교육인적자원부에 계속 요구하되 실현되지 않을 경우 충남대.공주대.한경대 중 한 곳과 통합해 4년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아산쪽으로 진출을 희망하는 충남대.공주대 등 국립대와 4년제 승격을 통해 학생 모집난을 타개하려는 천안공업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계는 이들 대학의 통합이 어떤 방식으로든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이달 초부터 거론된 광주.전남지역 5개 국립대학(목포대.목포해양대.순천대.여수대.전남대)의 연합대학 구축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연합대학이란 근거리에 있는 대학들이 교수.학생 교류, 도서관 장서 공유, 기자재 공동 사용 등 상호 협력은 물론 대학별로 경쟁력 있는 분야를 선별해 집중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윤덕홍(尹德弘)교육부총리는 23일 전남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대학간 역할 분담과 특성화나 대학간 통합 등 구조조정 노력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도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광역 자치단체별로 지역 내 핵심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산업체.연구소.비정부기구(NGO).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지역혁신체제(RIS)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방대가 지역 산업체.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지역별로 특화된 사업을 추진할 사업단을 구성하면 심사를 거쳐 재정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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