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집회」후 만여명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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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주=임시취재반】경찰의 삼엄한 경비속에 31일하오 전주에서 열린 신민당개헌추진위 전북지부결성대회는 별도의 민중집회를 주도한 천주교와 기독교등 재야단체의 평화시위 호소와 청년·대학생들의 폭력사용 자제로 별다른 큰 사고없이 끝났다.
일부학생들이 각목을 휘둘러 신민당원1명이 부상하는 충돌이 있었으나 민중집회를 주도한 전북민주헌법쟁취위원회의 문정현·규현 형제 신부와 김경섭·단명기목사등이 평화시위를 유도, 인천시위때와 같은 폭력시위는 없었다.
시위현장에는 인천시위와관련, 수배중인 민통련조직국장 박계동씨와 전남민주와운동협의회사무차장 정정길씨·인천사회운동협의회 사회부장등이 나타나 연설을 해 눈길을 끌었다.
학생과 청년들은 현판식이 끝난뒤에도 시위를 계속하다 하오7시5분 경찰의 최루탄 발사로 강제해산, 20∼1백명씩 뿔뿔이 흩어져 시내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시위를 벌이다 하오8시30분쯤 대부분 귀가했다.
경찰은 시위현장에서 김진환씨(45·신민당홍보부장)와 대학생10명, 재수생 3명등 16명을 연행, 5명을 구속하고 5명은 즉심, 명을 훈방할 방침이다.
◇시위대 마찰=하오5시35분쯤 학생시위대를 뒤따르던 신민당측 시위대가 선두에 나서려고 학생시위대를 몸으로 밀어붙이자 학생들은 「헌특까부수자」「이철승은 자폭하라」는등 구호를 외치며 길을 터주지않고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학생과 청년당원들이 충돌, 신민당 기관지 신민주전선 편집위원장 임광순씨(49)가 학생이 휘두른 각목에 머리를 맞아 송외과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강제해산=현판식이 끝난 뒤에도 시위를 계속하던 학생시위대는 김경섭목사가 「오늘의 시위를 평화적으로 끝맺음하라」는 폐회사를 한뒤에도 해산하지 않고 시위를 계속했다.
김목사등이 군중해산방법을 논의하던 하오7시5분쯤 경찰은 최루탄 수십발을 발사, 해산시켰는데 일부 학생은 20∼1백명씩 시내 곳곳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현장=문규현신부(전주 가톨릭센터 교육부장)는 이날 가장 적극적으로 학생시위대를 이끈 인물로 부각돼 눈길을 끌었다.
문정현신부 친동생인 문신부는 이날 낮 12시40분쯤부터 시위현장에 나타나 시위대 맨앞줄에서 시위를 주도하면서도 이따금 『폭력시위는 절대 안된다』고 외쳐 과열된 학생들의 자제를 당부 학생들도 이에 호응.
『경찰이 막으면 물러서지 않는다』『경찰에서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경찰이 공격해오면 적극적으로 공격한다』는 등의 이른바「평화시위 구호」를 제창. 인천사태로 수배중인 민통련의 박계동씨는 지난 마산대회에 이어 이번 전주대회에도 경찰의 삼엄한 경계망을 따돌리고 「무사히」나타나 시위에 참가, 홍길동을 능가하는 신출귀몰의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
박씨는 대회전날인 30일 밤 전주에 도착, 모처에서 잠을 잔 뒤 이날 하오3시30분 학생시위대에 모습을 드러내고『우리는 끝까지 도덕성을 유지하자』『민주화를 신민당에만 맡겨둘수 없다』는 내용을 연설을 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구속영장신청 대상자는 다음과 같다.
▶정영신(23·여·무직) ▶김보성(20·전주대국문과1년) ▶장진규(25·전주대행정과2년) ▶조명자(25·원광대4년 휴학) ▶조성옥(23·전북대4년 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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