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통피니언] 공중전화부스 담배꽁초 싫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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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천지부

“OO 친군데요, OO 집에 있어요?”

“엄마, 나 친구 집에 갔다 가도 돼?"

대한민국 30~40대는 길거리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공중전화부스 안에서 위와 같은 말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무선호출기 ‘삐삐’가 유행했던 시절에는 공중전화부스 뒤로 길게 줄을 서며 기다렸던 경험, 앞 사람이 통화를 길게 해 한마디 하고 싶은 걸 참은 경험도 있을 것이다.

여름철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깨어 있으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 학원에 가지 않고 친구들과 조금 더 놀면 안되냐는 허락을 받기 위해 누구든 들락였을 공중전화부스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우리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곁에 있지만 이제는 있다는 사실조차도 알아차리기 어려운 존재. 국내 휴대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기면서 사용 용도가 줄어들어 방치된 공중전화부스는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는 존재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공중전화 부스에 설치된 전기차 급속 충전기. [사진=KT링커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공중전화 부스에 설치된 전기차 급속 충전기. [사진=KT링커스]

정부는 방치된 공중전화부스를 전기차량 충전소로 사용하거나, 위험상황에서 피할 수 있는 안전지대로 사용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뉴욕 주 또한 공중전화부스에 휴대전화 무료 충전 기능과 무료 와이파이 기능을 추가하여 도시 내 어느 장소에서든지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소로 쓰이는 공중전화부스는 현재 전국에 9곳 뿐. 매년 20곳씩 확대해 나갈 계획이지만 그렇게 활용할 수 있는 대상은 한정적이다. 역할을 바꾼 공중전화부스도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전부터 사용해오던 공중전화부스는 방치되었지만,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꾸준히 그 맥을 잇는 물건이 있다. 바로 ‘담배’다. 버려진 공중전화부스에는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나뒹굴곤 한다.

2013년 만들어진 서울 센트럴시티의 야외 흡연실. [사진=중앙포토]

2013년 만들어진 서울 센트럴시티의 야외 흡연실. [사진=중앙포토]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1998년 66.3%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01년 60.9%, 2005년 51.6%, 2008년 47.7% 등 꾸준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완벽히 근절되지는 않았다. 금연 구역은 점점 확대되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길거리 흡연’을 한다. 최근엔 길거리 흡연을 하는 남성을 저지하려던 한 아이의 엄마가 폭행을 당한 사건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금연정책은 날로 확대되고 있지만 흡연공간은 확보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는 상황이다. 방치되어있는 공중전화부스를 재떨이와 작은 의자가 설치된 깔끔한 흡연실로 정비하면 어떨까. 길거리 흡연으로 인한 간접피해와 시민간의 충돌을 예방할 수 있는 흡연자의 탈출구가 되지 않을까.

#웅천지부_흡연_안_해요 #앞으로도_안_할_거지롱#여러분도_하지마세용#우리는_10대

글·사진=조은수·신가주·정민(전남외고 1) TONG청소년기자 웅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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