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개인 일탈…비리 보도 연관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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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송희영 전 주필의 사표를 수리한 뒤 송 전 주필 관련 의혹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폭로와 자사 기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격앙된 어조로 비판했던 하루 전과 다른 모습이다.

조선일보는 31일자 신문 1면에 사과문을 실었다. 송 전 주필의 사표 수리를 전하면서 "조선일보를 대표하는 언론인의 일탈행위로 인해 독자 여러분께 실망감을 안겨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송 전 주필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은 향후 엄정하게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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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8월 31일자 1면에 실린 사과문.

이어 A5면에는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의 형평성을 지적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 "우 수석 처가의 화성 차명 땅이 압수수색 대상에서 빠진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 같은 면 하단 기사에서 김진태 의원의 폭로에 대한 국회의 반응을 다뤘다.

그러나 송 전 주필 의혹의 대우조선 사장 연임 로비 의혹에 대해선 기사를 내지 않았다. 다만 사설을 통해 "언론인 개인 일탈과 권력 비리 보도를 연관 짓지 말라"며 청와대발 공세를 경계했다. 앞서 연합뉴스는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해 '조선일보 간부가 대우조선 사장 연임 로비를 하다가 안 되고 유착 관계가 드러날까 봐 우 수석 처가 땅 기사를 쓰게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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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노회찬 "송희영 로비의혹, 잘 짜인 각본" 의혹 제기



조선일보의 이 같은 분위기와 달리 다른 일간지들은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가 공개한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를 통해 송 전 주필의 로비 의혹이 나온 것에 대해 "'청와대 기획설'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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