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총으로 사람을 쏘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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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으로 알려진 교육상과 농업상(고인호)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불경과 ‘반(反)혁명’ 등의 죄목으로 이달 초 공개처형됐다고 대북 소식통이 29일 말했다. 이 소식통은 “공개처형은 김정은의 특별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형 집행은 평양 소재 강건종합군관학교에서 고사총 사격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고 했다.

이번 공개처형에 사용된 고사총은 전투기와 헬기 등 비행체를 겨냥해 북한이 개발한 대공화기다. 옛 소련에서 들여온 구경 14.5㎜의 중기관총 4개를 한데 묶어 명중률과 파괴력을 높였다. 분당 1200발을 쏠 수 있고, 최대사거리 5㎞에 1.4㎞ 상공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지난해 북한 군부 서열 2위였던 현영철(당시 66세)인민무력부장도 이 고사총으로 처형됐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5월13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4월30일쯤 비밀리에 숙청됐다”고 밝혔다. 당시 한기범 국정원 1차장은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이 현영철을 체포한 지 3일 만에 평양 순안구역 소재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총으로 총살했다는 첩보가 있다”고 보고했다.

당시 군 당국자는 “고사총은 고사포로 불릴 만큼 위력적인 무기로 지난해(2014년) 우리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용 풍선을 날렸을 때 이를 떨어뜨리기 위해 사용했다”며 “고사총으로 사람을 쏘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영상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014년 고사총부대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이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영상 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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