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중국 화물기 승무원 귀환 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대북AFP=연합】지난 3일 조종사 왕석작에 의해 중공광주시에 강제 착륙됐던 자유중국 중화항공(CAL)소속 보잉747 제트화물기의 두 승무원은 23일 대북에 도착, 기자회견을 갖고 납치 경위를 덜어놨다.
부조종사 동광흥은 항법사 구명지가 화장실에 간 사이 기장 왕석작이 갑자기 뒤에서 달러들어 손도끼를 휘두르며 위협한 후 손에 수감을 채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왕이 자신을 좌석에 묶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 뒤 『미안하다. 광주에 착륙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항법사 구명지는 화장실에서 돌아오다 이를 목격하고 왕에게 달려들어 격투를 벌였으나 손도끼를 갖고있는 왕에게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격투를 벌이는 동안 왕은 비행기를 추락시키겠다고 위협했고 실제로 비행기가 고도를 잃고 흔들리기 시작하자 2명의 승무원은 모든 것을 체념하고 왕에게 비행기의 고도를 바로잡게 했다고 말했다.
동광흥은 『생명과 비행기를 모두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고 만약 그때 비행기가 홍콩과 광동성 사이의 바다에서 추락했다면 자신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 자리에서 설명할 수 없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광흥은 왕이 영어로 광주공항과 교신을 시도했으나 이것이 갈 안됐으며 이때 근처를 비행하던 비행기 조종사가 다른 말로 하라고 권고해와 이에 따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중공당국이 자신들을 매우 잘 대해주었으며 망명을 하도록 회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화물기를 몰고 중공에 넘어간 조종사 왕은『가족과의 재결합을 위해 망명했다』고 밝혔던 당초의 망명이유대로 귀국을 포기, 중공에 정착했다.
중공파 자유중국은 CAL 소속 화물기의 피랍과 관련, 중공정권수립이후 37년만에 처음으로 대좌했으며 4차례에 걸친 송환협상을 가진 끝에 승무원에 대해서는 본인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키로 합의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