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영업이익 실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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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해 상장기업들이 순수하게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업.관리종목 등을 제외한 5백31개 상장기업의 지난해 경제적 부가가치(EVA)는 6조1천8백42억원에 달했다.

이는 1992년 산출한 이래 최고치며 3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상장기업들의 EVA는 2000~2001년 2년 연속 마이너스였다.

EVA는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에서 이자 등 자본 비용을 뺀 수치로, 순수한 영업이익이 어느 정도인가를 측정하는 경영 지표다. 은행 빚이나 채권 조달 규모는 회사마다 다르므로 이들 자본비용을 제외한 뒤 순수한 경영 성과를 측정해 보자는 것이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5조1천7백8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SK텔레콤.KT.POSCO.현대차 등이 EVA 순위 '상위 5걸'에 올랐으며, 최근 5년간 누적 EVA도 이들 5개사가 가장 많았다.

굿모닝신한증권 홍성태 투자분석부장은 "확고한 수익모델을 토대로 효율적인 경영이 시작되기만 하면 그 효과는 장기적으로 지속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삼성공조는 거래소가 92년 EVA 수치를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11년간 연속으로 EVA를 창출했으며, 대덕GDS는 10년 연속 EVA를 창출한 기업으로 기록됐다. 또 5년 이상 EVA 창출 기업은 37개에 달했다.

지난해 주식 1주당 EVA 상위 기업은 SK텔레콤(18만2천2백15원), 롯데제과(4만4백83원), 삼성전자(3만4천3백43원), 롯데칠성음료(3만3천9백84억원), 금비(1만7천5백8원)의 순이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차입금리가 하락하면서 자본비용이 크게 줄고 구조조정에 힘입어 영업 관련 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EVA가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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