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지나칠 수 있는 아름다움 추구|부른 뒤에는 항상 부끄러움이 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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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TV의 출연을 기피해 「얼굴없는 가수」로 불리고 있는 통기타가수 조동진씨(39)가 5년만에 자신의 콘서트 「그대와 나 지금 여기에」를 갖는다.
16일부터 22일까지(평일하오 7시30분, 토·일요일 하오4시·7시30분) 새로 문을 여는 서울종노3가 피카디리극장옆 예술극장 미리내.
『정말 오랜만에 갖는 개인 콘서트지만 별다른 감회는 없어요. 그동안에도 동료·후배들의 게스트로 줄곧 노래해왔으니까요. 지금까지 발표해왔던 곡들 가운데 15곡을 골라 성심성의껏 부르겠습니다.』
조씨의 이번 콘서트에는 그의 통기타 외에 4명이 반주를 맡으며 양희은·들국화·「따로 또 같이」등이 우정출연한다.
그는 자신이 만든 서정적인 노랫말에 곡을 붙이고 조용하고 잔잔한 목소리로 불러온 「노래하는 시인」이다. 그가 70년대초부터 잇달아 발표해온 『행복한 사람』 『나뭇잎사이로』 『재비꽃』등은 결코 요란하지 않게 젊은 팬들을 파고들며 심금을 울려왔다. 『언제나 아름다움을 추구해왔어요.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 이를 노래로 만드는 거지요. 그래도 부른 뒤에는 늘 부끄러움이 남아요.』
그는 그의 노래만큼이나 차분하고 수줍은 성격이다. 그래서 TV출연은 『너무 번거롭고 성격에 맞지 않아 피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콘서트를 지방에서도 자주 갖고 싶습니다. 그런데 흥행성이 작은 탓인지 스폰서를 구하기 어려워요. 어쩌다 지방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면 그렇게들 좋아하던데….』
82년 작고한 『육체의 길』의 조긍하감독이 그의 아버지다. 74년 부인 김남희씨(36)와 결혼, 11살·4살짜리 두아들이 있다. 노래를 부르지 않을 때면 강둑에 낚시를 드리운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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