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금융허브 가능성 "서울, 상하이보다 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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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보다 가능성이 작고 타이베이 보다 크다."

서울이 아시아 금융 허브가 될 가능성에 대해 시티그룹.골드먼삭스.UBS워버그 등 외국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놓은 성적표다.

서울시 외국인 투자자문회의(FIAC)가 최근 아시아.태평양지역 금융기관 CEO 15명을 개별 면접해 실시한 '아시아의 새로운 금융 허브로서 서울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서울은 아시아 8개 도시 가운데 베이징(北京)과 함께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홍콩과 싱가포르가 1위권에 올랐고, 도쿄(東京)와 상하이(上海)가 2위 그룹을 형성했다. 4위 그룹에는 타이베이와 시드니가 포함됐다.

매킨지 서울사무소는 지난 3~6월 사이 자산관리.투자금융.복합금융.법률서비스.신용평가 등 분야별로 5위 이내인 외국 금융기관들을 선정해 서울이 아시아 금융 허브가 될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들은 지역본부 소재지를 선정할 때 ▶합리적인 법적.규범적 틀▶지속 가능성 있는 지역경제▶안정적 정치환경을 1차 요건으로 꼽았고, ▶잘 구축된 인프라▶지리적 전략 요충지▶높은 생활수준 등을 2차적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서울은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라는 면에서 4점 만점에 3점을 받아 싱가포르와 타이베이를 능가했다. 정치환경과 인프라에서는 각각 2점씩 받았고, 법적.규범적 틀과 전략 요충지, 생활수준 등의 항목에선 각각 1점씩밖에 못 받았다.

매킨지 관계자는 "서울이 통신 인프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영어 구사능력이 낮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이 국제 금융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2~3년 안에 극적인 변화를 일궈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 CEO들은 서울의 장점으로 ▶큰 경제규모▶빠른 경제 회복력▶국민들의 추진력.결의▶우수한 통신.교통 인프라 등을 꼽았다. 그러나 ▶각종 규제▶시장 투명성의 부재▶변동이 심한 통화▶취약한 자본시장▶노동시장의 유연성 부족▶지나친 금융규제▶영어구사 능력부족 등이 단점으로 꼽혔다.

이들은 "엄청난 비용절감 효과가 없는 한 지역본부를 서울로 옮길 생각이 없다"며 "앞으로 10년 안에 이전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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