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여성 둘러싸고 "옷 벗어라"…니스 해변 부르키니 단속장면 포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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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휴양도시 니스에서 무장한 경찰이 해변가에 누워있던 여성의 부르키니를 강제로 벗게 하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부르키니는 부르카와 비키니의 합성어로 무슬림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온 몸을 가리는 수영복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니스의 해변가에서 부르키니를 입고 누워 햇살을 즐기던 무슬림 여성에게 네 명의 경찰들이 다가간다.

여성이 누워 있던 해변은 지난달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한 프로므나드 데장글레 지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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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경찰들에 둘러싸인 여성은 결국 입고 있던 파란색 부르키니 상의를 벗었다. 경찰 중 한 명은 신상을 받아 적거나 현장 벌금을 매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 사진들은 또다른 휴양도시 칸에서 부르키니를 입었다가 벌금 36유로(한화 약 4만 5000원)를 부과받은 여성들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들과 함께 칸 해변에 앉아있던 34세 여성 시암은 “머리 가리개를 사용한 것 뿐 부르키니를 입은 게 아니다. 수영할 생각이 없었다”고 해명했음에도 벌금을 내야했다.

단속 장면을 목격한 시민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집에 가’라고 외쳤고 몇몇은 경찰들에게 박수를 보냈다”면서 “그녀의 딸은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해변가에서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한 프랑스 도시는 20여곳에 이른다.

니스는 지난주 부르키니를 금지하는 휴양도시 대열에 합류했다.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종교를 겉으로 드러내는 옷을 입으면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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