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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렘(REM)은 엑스(X)선이 생체에 미치는 장애의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뢰트겐 이퀴벌런트 메디컬(Rontgen Equivalent Medical) 의 약자.
인체조직 속에 1뢰트겐의 X선을 비춘 경우와 똑같은 생리적 효과를 내는 방사선의 강도를 1렘으로 표시한다.
국제방사선방어 위가 권고하고 있는 최대 허용 방사선 양은방사선 물질 취급자의 경우연간 5렘 이하다. 일반인의 경우는 그것의 10분의1인0.5렘을 기준치로 하고있다.
그러나 방사선의 치사량은 상당히 높다. 7백렘의 방사선을 온몸에 받았을 경우 예외 없이한달 안에 죽는다. 4백렘을 받은 사람은 절반이 한달 안에 사망한다.
우리가 X선 촬영 때 받는 방사선은 1회에 10∼1백밀리렘이다.
그러나 의학자들은 렘의 허용량이 그대로 안전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가령 X선 촬영의 도움을 받아 의학적 치료로 생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된다면 방사선노출에 의한 손실만을 얘기할 수는 없다.
요즘 소련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는 3천 여명의 목숨을 빼앗은 것으로 외신은 보도하고 있다. 방사능 누출이 얼마나 많았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지금 지구 북반구의 여러 나라들은 체르노빌의 방사능 먼지가 고공기류를 타고 흘러오지나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 나라엔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관측도 있다.
문제는 먼 나라 얘기가 아니고 우리 나라 원자력의 안전도다. 원자력발전소는 그 부품 수만 해도 1백 만개가 훨씬 넘는다. 원자력발전소의 안전관리가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가를 알 수 있다.
원자력 발전의 원리는 원자로 안에서 우라늄 235 라는 물질의 원자핵이 분열할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터빈을 돌리는 것이다. 핵분열로 인해 생긴 재가 바로 방사능이 묻어 있는 죽음의 재다.
원자로 안에서 우라늄 235 가1㎏ 핵 분열하는데 약10시간이 걸리며 이때 생기는 죽음의 재도 1㎏이다. 하루 2∼3㎏, 1년이면 약1t. 이것은 히로시마 원폭 때 발생한 죽음의 재의 1천배다.
물론 원자로는 핵분열 때 생기는 중성자의 외부 방출을 막는 6중의 장치가 되어 있다
가령 원자로의 중심을 끊임없이 흐르는 냉각수가 누출되면 핵분열은 자동으로 멈춘다.
그러나 연료봉 안의 여열과 죽음의 재 가내는 열(붕괴열)에 의해 연료봉 피복은 10초 사이에 1천 도의 열을 받고, 여기에 제3의 열인 반응열이 발생해 온도는 다시 10초 사이에 1천9백도에 이른다. 이쯤 되면 연료 봉 피복이 녹아 파국에 이른다.
이런 사고를 막는 장치(ECCS)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 장치가 10초안에 작동하지 않으면 체르노빌 사태가 벌어진다. 이른바 멜트 다운 현상이다. 소련의 원자력 발전은 발전 만 생각하고 안전은 외면한 업보를 받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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