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위안부 참상 고발한 소녀상, 광복의 상징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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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일본의 만행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평화의 소녀상'이 광복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본대사관 앞에 2011년 첫 건립
5년만에 국내·외 40여 곳에 세워져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따르면 전국에 건립된 소녀상이 42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 건 2011년 12월 14일이다.

1992년부터 시작된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 20년째, 1000회를 맞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건립했다.

당초 묘비나 비석의 형태를 계획했으나 법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 김영종 당시 종로구청장이 아이디어를 내 예술작품 형태로 바뀌었다.

김운성ㆍ김서경 부부 작가가 공동 작업해 높이 130㎝에 치마저고리를 입고, 짧은 단발머리로 의자에 앉은 소녀상이 탄생했다.

이후 소녀상은 위안부 할머니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맨 발에 앳된 단발머리 소녀의 표정 없는 모습이 역설적으로 일제의 만행을 부각시켰다.

이듬해(2013년) 3월에는 경남 통영에는 두 팔을 벌린 형태의 정의비가 건립됐다. 2014년 1월 경남 거제에 소녀상이 건립된 것으로 시작으로 각 지역에서 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시민 성금으로 소녀상이 건립됐다.

지난 15일 광복 71주년을 앞두고 충남 논산, 경기 안산ㆍ오산, 전남 무안 등에 소녀상이 세워졌다.

해외에서도 동포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에 소녀상이 잇따라 건립돼 세계인들에게도 의미가 전파되고 있다.

서울 동작ㆍ구로ㆍ강북구, 인천, 경기 김포, 강원 춘천, 충남 서천, 전남 담양ㆍ여수, 대구 등에서 소녀상 건립을 진행 중이다.

올해 연말에는 약 60여 곳에 소녀상이 건립될 전망이다.

나눔의 집 관계자는 "소녀상은 피해 할머니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치유의 손길이자 전쟁의 참상과 평화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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