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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에서 가운뎃손가락 날린 복싱선수…푸틴에게 "뇌물 줬나" 항의 트윗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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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복싱 밴텀급 대표 마이클 콘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 마이클콘란 트위터]

아일랜드 복싱 선수가 석연찮은 판정으로 러시아 선수에 패한 뒤 러시아 대통령 푸틴에게 비꼬는 트윗을 날려 화제다.

아일랜드의 남자 복싱 밴텀급(56kg) 대표 마이클 콘란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푸틴의 아이디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남겼다.

이봐, 푸틴. 복싱연맹이 (편파 판정의 대가로) 얼마를 요구했나?“

트위터에 글을 쓸 때 아이디를 언급하면 해당 이용자에게 ‘알림’이 전달된다. 1:1 메시지는 아니지만 러시아 대통령의 공식계정에 직접 뇌물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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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복싱 선수 마이클 콘란이 푸틴을 직접 언급하며 남긴 트위터. [사진 마이클콘란 트위터 캡처]

콘란은 16일 8강전에서 블라디미르 니키틴(러시아)의 얼굴을 피투성이로 만들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심판 전원일치(0-3)로 판정패를 당했다.

그는 경기 후 링 안에서 양 손으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링에서 내려온 콘란은 ”내 꿈이 산산조각났다. 나는 승리를 강도질 당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복싱은 죽었다. 다시는 올림픽에 나가지 않을 것이고 어떤 선수에게든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을 위한 경기는 뛰지 말라고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콘란을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한 니키틴은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포기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음 경기를 기권할 정도로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도 판정승을 거둔 니키틴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날(15일) 헤비급(91kg) 결승에서도 카자흐스탄의 바실리 레빗이 러시아의 예브게니 티셴코를 실컷 두들기고도 금메달을 놓친 일이 있었다.

심판 전원은 머리에 피까지 터져 만신창이인 티셴코의 손을 들어줬다. 경기장에 러시아의 국가가 울려퍼지자 관중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외신들도 복싱에서 잇따라 나온 편파 판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올림픽 복싱은 AIBA가 얼마나 부패했는 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리우 올림픽 개막 전부터 ”올림픽 복싱은 심판 매수로 인해 얼룩질 것“이라며 AIBA의 부패를 고발하기도 했다. 영국 BBC도 칼럼을 통해 ”올림픽 복싱에 악취가 진동한다“고 했다.

10라운드 이상까지도 진행되는 프로 복싱과 달리 올림픽 복싱은 3라운드(각 3분)로 승패를 결정한다. 따라서 KO는 드물고 심판의 판정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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