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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사운드로…마티스 풍경 보며 슈만을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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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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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의 음악문화공간 스트라디움. 청음실, 음악 갤러리, 공연장 등을 갖췄다. [사진 스트라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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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연장의 앞 벽 스크린에 붉은 그림 한 점이 보인다. 벽과 테이블을 온통 붉게 칠한 프랑스 야수파 화가 앙리 마티스의 ‘붉은 조화’다. 스크린에 그림이 등장하는 순간, 스피커에서 굵직한 첼로음이 흘러나왔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조곡 제 1번’이다. 세계적인 어쿠스틱 디자이너 샘 토요시마가 설계한 스튜디오답게 사운드가 묵직하면서도 가슴을 울린다. 샘 토요시마는 영국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를 설계하기도 했다.

한남동 문화 스튜디오 스트라디움
‘최정주의 그림산책’ 등 강좌 인기
NYT ‘서울서 꼭 가야할 명소’ 꼽아

“추상미술의 아버지인 바실리 칸딘스키가 말했죠. 첼로의 중간음은 빨간색이라고요. 그림을 보며 음악을 들으면서 빨간색을 느껴보실까요.”(최정주 한국예술융합교육학회 회장·사진)

16일 오후 2시 서울 한남동 음악 문화 공간 스트라디움에서 열린 ‘스트라디움 큐레이션’ 강좌의 모습이다. 피아니스트이자 예술융합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최 회장이 맡고 있는 강좌의 제목은 ‘최정주의 행복한 그림 산책’이다. 올 5월부터 시작해 4강에 접어든 강의는 그림을 보면서 음악을 듣는다. 마티스가 그린 프랑스 니스 풍경을 보면서 슈만의 ‘여름 날의 평화’를 듣는 식이다. “보고 듣다 보면 힐링된다”는 입소문이 나서면 인기다. 단순히 편안한 감상을 넘어 예술의 ‘융합적’ 이해에 방점을 찍었다. 강좌 제목대로 큐레이터의 안내를 따라 음악을 미술적으로, 미술을 음악적으로 이해하는 식이다.

최 회장은 “유사한 강의들이 있지만, 스튜디오의 탁월한 음질로 음악을 들으며 시각적인 효과까지 더하니 음악적 기초가 없는 사람들도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휴대용 오디오 제조업체인 아이리버가 지난해 10월 문 연 스트라디움은 한남동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서울을 여행할 때 가봐야 할 명소로 스트라디움을 꼽으며 “선별한 음악을 극장에 온 듯 즐길 수 있는 음악 라운지”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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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팝·가요·재즈 등 음악 큐레이터가 선곡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 감상실(지하 1층), 음악을 들으며 전시를 즐기는 음악 갤러리(1층), ‘스트라디움 큐레이션’과 같은 강좌와 다양한 연주자들의 소규모 공연이 열리는 스튜디오(2~3층) 등 음악과 소리에 관한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큐레이션 강좌의 경우 기본 입장료(1만원)만 내면 들을 수 있다. 팝 칼럼니스트(김경진), 공연 칼럼니스트(황보유미), 음악평론가(장일범) 등 음악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쉽고 재밌는 음악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스트라디움 측은 “문을 연 이후 매일 평균 130여명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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