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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 “사드, 중국에 위협 아니다” 리쭤청 “중·미 관계에 악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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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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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방한한 마크 밀리 미국 육군참모총장(왼쪽)이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리쭤청 중국 육군사령원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베이징 AP=뉴시스]

미국과 중국의 육군 참모총장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미·중 육참총장 베이징서 공방

한국·중국·일본 3개국 순방에 나선 마크 밀리 미 육군 참모총장은 16일 첫 방문지인 베이징에서 리쭤청(李作成)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 사령원(사령관)과 회담했다. 지난해 연말 단행된 인민해방군 편제 개편과 함께 리 사령원이 취임한 이래 첫 만남이었다. 중국군 수뇌부의 전용 건물인 8·1 대루(大樓)에서 열린 양자회담은 2시간가량 이어졌다.

주중 미 대사관의 발표에 따르면 밀리 총장은 “사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민과 미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수단이며 결코 중국에 대한 위협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드가 중국 내의 미사일을 추적하려는 것이 아니란 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밀리 총장은 이밖에 남중국해에서의 항행 문제와 대만해협 등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 육군은 회담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밀리 총장이 미국은 국제법 준수에 전념할 것이며 중국 측을 향해서도 지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방부의 발표문에 따르면 리 사령원은 “사드와 남중국해, 대만해협 문제 등은 모두 중·미 관계에 악영향을 주기 쉬운 문제”라며 “미국이 이 문제를 고도로 중시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했다. 리 사령원이 사드에 관한 밀리 총장의 발언을 반박하면서 사드 배치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는 의미다. 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등에 대해 미국이 개입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

이날 회담에서는 또 밀리 총장이 돌발 사건이나 오판에 의한 위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양측 간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미 육군 측은 밝혔다.

이에 대해 리 사령원은 “중·미 양국이 신형 대국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양국 군사 관계는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양국 군이 협력강화, 갈등의 적절한 처리, 리스크의 관리·통제 등을 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방문을 마친 밀리 총장은 17일 한국에 도착했다. 그는 19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면서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며 한국 군 간부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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