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침투용 특수 잠수정 폭발 사고…“함내 가스 축적돼 폭발” 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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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잠수정 ‘갈매기’(SX-756/K)

진해군항에서 발생한 북한 침투용 특수 잠수정 ‘갈매기’(옛 '비둘기'·70톤급) 폭발 사고는 배 안에 가스가 축적돼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6일 국방부 당국자가 말했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사고가 난 것은 16일 오전 8시 30분쯤 경남 진해 해군 수리창에서다. 군 관계자는 “국군 정보사령부가 해군 수리창에서 잠수정 수리 중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기관장 김모 중위(25)와 내연장(잠수함에서 엔진 등 장비를 담당) 박모 원사(45), 공모 상사(43) 3명이다. 잠수정 정장 이모 대위(28)는 어깨 부위 골절 등으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해 치료 중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 5월 2일부터 9월2일까지 정기 점검을 위해 해군 수리창에 들어온 ‘갈매기’ 잠수정이 정비를 위해 상가대(육상 거치대로 올려 배 밑부분을 수리하는 시설)로 이동하던 중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스가 함내에 축적돼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사고 직후 공 상사가 현장에서 숨졌고 박 원사는 폭발의 충격으로 바다에 떨어져 실종됐다 오후 2시18분쯤 사고 해역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부상자로 파악됐던 김 중위는 진해 해양의료원에서 창원 삼성병원으로 후송했지만 부상이 심해 숨졌다.

수리도중 폭발한 잠수정은 국군 정보사령부가 운용하는 특수 잠수정 ‘갈매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작전용 잠수정 ‘갈매기’는 10명 내외의 특수요원이 탑승해 적진 정찰 및 기뢰 봉쇄 등의 특수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 잠수정은 1970~1980년대 북한에 침투해 특수임무를 수행했던 특수 첩보부대원의 중계 수단으로도 알려져 있다. 잠항심도는 150m이며 수중속도는 7노트다. 잠수정을 운용하는 ‘갈매기 편대’는 국군 정보사령부 제 912부대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잠수정은 퇴역 연한이 지난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운용한 지 30여 년이 지난 잠수정으로 퇴역 연한을 넘긴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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