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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공학계열 확대’ 프라임사업, 문과생에게 물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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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6일 서울대 등 9개 대학 총학생회와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은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라임·코어 산업이 “기초학문 정원감축 등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뉴시스]

2016년 5월 교육부 지침으로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 산업’, 일명 '프라임 사업'이 시행됨에 따라 예체능과 인문계열의 대학 정원이 줄고 이공계 정원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정된 21개 대학에서 당장 2017학년도 입학 정원이 인순사회계열은 2500명, 자연과학계열은 1150명, 예체능계열은 799명이 줄었다. 반명 공학계열은 4429명이 늘었다.


이같은 정원 조정을 지켜보며 진학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7명(인문계열 5명, 자연계열 2명)과 심층 면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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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학 21곳이 내년부터 학과 인원조정에 들어간다. 이들 대학의 총 정원은 그대로 두고 인문사회계열 학생 2626명 자연과학 쪽은 1479명 예체능은 819명을 줄이는 대신 공학계열은 4856명을 늘리는 등 총 5351명이 움직인다. [사진=JTBC 캡처]

먼저 7명의 학생 중 프라임 사업의 내용을 알고 있는 학생은 3명에 불과했다. 다른 학생들도 인문계열 정원이 줄고 공학계열 정원이 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교육부 주도로 진행된 사업의 내용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프라임 사업 때문이 아니더라도 ‘문과’보다는 ‘이과’가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 입시 결과이니까 프라임 사업과는 상관없겠지만, 친구에게 ‘이과 꼴등’과 ‘문과 꼴등’의 진학을 비교하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과 꼴등은 대학을 가고 문과 꼴등은 대학을 아예 못 갔다고 하더라고요. 문과와 이과의 대학 수용인원의 차가 심하다는 얘기죠. 또 1학년 때 과 선택에 고민이 많아서 상담을 했는데, 선생님들 모두 ‘웬만하면 이과를 가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하셨어요.”(김윤아, 문과, 2학년)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이과가 대학 가기 더 쉽다’는 말씀을 자주 하세요. 친구들끼리도 이과가 여러 면에서 문과보다 입시에선 유리한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 하고요.”(마영희, 문과, 2학년)

문과 학생들은 프라임 사업 이전에도 진학이 이과에 비해 어렵다고 느꼈고, 프라임 사업 발표 후에 그 걱정은 더욱 커졌다. 인문계열 정원 감축 현황을 알고 있는 학교 선생님들의 조언은 인문계열 학생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과 학생들은 별다른 변화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인터뷰에 응한 이과 학생들은 프라임 사업으로 입시에 유리해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당장 3학년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직까진 이과와 문과의 차이가 느껴지진 않아요. 프라임 사업이 이과에게 유리하기보다 오히려 불리할 것 같은데… (이공계에 지원자가 몰리면) 경쟁률이 세져서 원하는 과에 합격하기는 더 힘들지 않을까요?”(지승연, 이과, 2학년)

“이과생 입장에선 좋아요. 학과가 늘어나는 거고, 그러면 대학의 정원이 늘고 세분화 되니까 대학에서 공부할 때 더 좋은 조건이 될 거 같아요.”(김혜린, 이과, 2학년)

문과 학생들은 프라임 사업이 자신의 입시 목표와 준비 과정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자신들뿐 아니라 주변 친구들도 “순수 학문에 흥미가 있어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마영희)는 분위기도 전했다.

“인문계열의 학과와 인원을 줄이면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거잖아요. 대학이 취업과 연관되니 진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돼요.” (박정민, 문과, 2학년)

“사업이 시행된다면 문과는 지금보다 진학이 더 어려워지겠죠.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또 어떤 학과를 준비해야 할지 고민을 더 하게 됐어요. 프라임 사업의 영향이죠.”(석효원, 문과, 2학년)

“인문계열의 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진학 때문에) 자연계열을 선택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본인도 힘들고, 나중에 사회에서 직업 부적응 등의 문제도 생길 수 있겠죠.”(김윤아, 문과, 2학년)

프라임 사업은 문과 학생들에게 입시 경쟁에 대한 부담과 불안감을 가져다주었다. 순수학문을 줄이고 공학계열 전공만 늘려서 학문의 기초를 무너뜨린다는 지적도 있지만, 당장 학생들의 진로 선택권을 축소시키는 사업이기도 하다. 문과 학생들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글=권용은·노미선·조은아(일신여고 2) TONG청소년기자 일신지부
도움=박성조 기자 park.sung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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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ong.joins.com/archives/2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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