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정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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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호 4 면

미증유의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건 올림픽입니다. 세계 1위가 고배를 마시고 새 얼굴이 그 빈자리를 채우는 놀라운 의외성과?간절함이 현실로 바뀌는 짜릿함을 현장과 동시에 확인하기 위해 사람들은 새벽까지 졸린?눈을 비비고 깨어있습니다.


비록 “올림픽은 국가주의와 상업주의의 거대한 결탁”이라고 말할지라도, 경기장에서?선수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은 진짜겠지요.?‘너의 운동량을 믿어라’는 말을 금과옥조 삼아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과 싸워온 모든 참가선수들의 땀과 눈물의 농도를 생각합니다. 특히 국기를 내세우지 못하고 그저 난민팀이라는 이름으로 이번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선수들에 대해서도요.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은 “올림픽에서 이기는 것이 참가하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사실?메달을 따기 위해,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기?위해, 그토록 많은 땀과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닐까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이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비판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찾은 책에서 읽은 그의 실제 워딩은 이렇다고 전합니다.


“올림픽에서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경쟁이다. 올림픽에서 꼭 필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후회 없이 싸우는 것이다.”


후회를 남기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합니다. 부디 지금 벌이고 있는?저마다의 싸움에서 모두 하얗게 불태우시길.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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