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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항항공사들 3천억원 시장쟁탈|비행기 손님뺏기「할인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국내취항 항공사간에 승객뺏기 항공요금할인경쟁 불이붙었다.
편도 1천5백92달러 서울∼파리간을 72%까지 깎아왕복요금 (3천l백84달러)의28%인 9백50달러를 받는등 상식밖의 덤핑요금까지 등장했다.
이같은 요금덤핑은 80년이후 구· 미대형항공사들이 잇달아 서울에 취항하면서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보다많은 내국인승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집중공세.
대한항공도 울며겨자먹기요금할인에 나섰으나 외국에서의 덤핑판매를 국내판매로 보충하던 처지라 외국항공사처럼 터무니없는 할인을 해줄수는 없어 갈수록 손님을 뺏기고 있다. KAL의 승객이 줄고 외국항공사의 승객이 늘어나면 귀한외화가 그만큼 외국에 흘러나가게돼 나라로선 큰 손해.
◇덤핑=현재 덤핑이 가장치열한 노선은 미주
지난해 연말까지만도 여행기간제한(14∼35일)조건의 할인요금으로 서울∼LA간 왕복을 KAL에서 1천달러,NWA가 9백달러에 판매했으나 지난달17일부터 유나이티드항공 (UA) 이 7백달러로 값을 내리자 NWA도 뒤질세라 20달러가 싼 6백80달러로 내렸다 현재 KAL은 홍콩에서 홍콩∼LA 왕복요금을 5백60달러까지 덤핑판매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서울∼LA간 9백달러선을 고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있다.
팬암항공의 태평양노선권을 인수한 UA가 팬암의 서울∼대판∼동경∼미국노선을 서울∼동경으로 바꿔 뛰어들자 NWA도 40명 단체승객에게 안 적용하는 할인요금을 편법으로 개인승객에게까지 적용, 서울∼동경간요금을 왕복2백50달러로 낮춰 손님을 끌고있다.
한일노선은 지금까지 대한항공과 일본항공이 사이좋게 시장을 나눠 또박또박 정상요금을 받던 황금노선.
유럽노선도 취항 항공사가늘면서 경쟁이 치열해 KAL과 에어 프랑스 (AF) 2개항공사만 취항할때만도 서울∼파리 1천5백92달러 편도 정상요금에서 KAL이 4백달러,AF가 6백달러를 깎아주는 정도의 할인을 해주었으나 네덜란드항공 (KLM)·루프트한자 (LH)가 취항한뒤 84년부터 72%까지 깎아주는 신종단체할인요금을 만들어 개인승객까지 변칙판매를 하고있다.
◇항공시장=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항공권은 모두 3억2천만달러 (2천8백80억원) KAL은 이들 승객중 56%을 태워 83년의 58%보다승객점유율이 2%가 떨어졌고 올해는 다시 6%가 더떨어진 50%선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큰것으로 업계에서는보고있다.
◇KAL해외덤핑=현재 KAL의 해외판매할인이 가장심한곳은 홍콩. 서울에서 파는 서울∼LA간 왕복할인요금이 9백달러인 반면 홍콩에서 구입하는 홍콩∼서울∼LA 왕복은 거리는 더 멀면서도 5백60달러밖에 안된다.
또 같은거리인 서울∼LA구간도 LA에서 구입하면 6백29∼6백40달러로 서울보다2백60달러 정도가 싸며 서울∼파리간은 서울판매요금이1천3백달러지만 파리에서사면 l천1백50달러밖에 안된다.
◇대책=전문가들은 항공요금결정이 교통부 승인사항으로만 돼있을뿐 사후감독기능을 못하고 있기때문에 외국항공사들이 편법할인 경쟁으로 국내항공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시장을 개방, 자유경쟁을 유도하거나 아니면 감독기능을 강화, 편법판매에 대해 벌금을 올려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항공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KAL도 항공기 1대당 종업원비용이 3백명선으로 외국항공사의 평균 1백46명의 2배나 되는등 상대적으로 경상비부담이 높은만큼 경영합리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노선의 취약성·조직의 관료화등 저해요인을개선, 탄력성있는 대응책을 갖춰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주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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