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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에 낙동강 수질 최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일 35도를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낙동강 수질이 비상이다.

9일 오전 10시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낙동강 달성보와 경남 함안군 칠북면 함안보. 이날 본지는 2개팀으로 나눠 달성보 3곳, 식수원인 함안보 4곳에서 낙동강 수질이 어떤 상황인지 취재했다.

11개 학회·시민단체로 구성된 ‘4대강 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 소속 활동가 2명, 대구지방환경청 수질관리과 직원과 연구원, K-water 경남부산지역본부 직원 2명 등의 도움을 받았다.

장비는 수온과 용존산소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수질 측정기(YSI-ProPlus)를 썼다. 물의 온도와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 농도인 용존산소를 확인하면 물고기 등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측정을 위해 배를 이동하자 뒤쪽 스크루가 일으킨 물결이 녹조 등으로 인해 흙탕물처럼 보였다. 먼저 측정값을 바로 알 수 있는 수온과 용존산소(DO)를 측정했다.

용존산소의 경우 달성보는 보 상류 500m 지점 3곳에서 수심 50㎝와 (표층), 수심 8m50㎝(바닥층)를 비교했다. 물을 떠낸 뒤 전자식 수질측정기를 담가 확인했다. 그 결과 바닥층은 2.0~2.5ppm, 표층은 11.1~12.7ppm으로 조사됐다.

용존산소가 2.0ppm 이하면 수질 6등급(매우 나쁨)이다. 2.0ppm이하면 물고기 등 생물이 살아갈 수 없는 물이다. 더위에 무한 번식한 남조류가 죽은 뒤 사체가 물속에 가라앉고 분해되면서 산소가 고갈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7.5ppm 이상이면 1등급(매우좋음)으로 표층이 이에 해당했다.

반면 함안보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곳은 보에서 상류 12㎞ 지점(환경부 조류경보 측정 지점), 상류 7㎞ 지점(칠서정수장 부근), 500m 지점 좌우 2곳 등 4곳의 수심 1m 와 수심 5~7m를 비교했다. 달성보는 관리수위가 14m(위치에 따라 실제 수심은 더 깊거나 얕음)이지만 함안보는 5m로 얕아 측정 수심이 달라졌다.

측정한 4곳 중 용존산소가 2.0ppm이하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수심 5~7m에서는 5.99~7.05ppm, 수심 1m에서는 6.09~8.64ppm를 나타냈다. 5.0ppm 이상으로 2등급(약간 좋음) 이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함안보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태였다. 조사위가 지난 6월 함안보의 수심 10m 지점을 찾아 용존산소를 측정한 결과 0.0ppm이 나와서다. 함안보는 상류에서 하류로, 또 수심이 깊어 질수록 용존산소의 양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물이 얼마만큼 오염됐는지는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화학적산소요구량(COD)으로 알 수 있다. 조사위에 따르면 BOD의 경우 함안보(수심 11m)는 3등급(보통·5.0mg/L), 달성보는 5등급(나쁨·6.6mg/L)이었다. 또 COD는 함안보(9.3mg/L)와 달성보(11.0mg/L) 모두 5등급(나쁨) 상태였다.

수온도 문제다. 이날 측정을 하는 동안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무더웠고, 배에 부착된 온도계는 31~33도를 가리켰다. 수온은 기온과 비슷했다. 함안보는 표층과 바닥층의 온도가 거의 비슷했고, 달성보는 2.5도 차가 났다.

함안보의 수심 1m 지점은 31.8~33.2도, 수심 5~7m지점은 31~32.1도였다. 달성보는 수심 50㎝ 지점이 31~31.5도, 바닥층(수심8m50)이 28.4~28.9도를 보였다.

국립수산과학원 진해내수면양식연구센터 이영식 박사는 “31도 이상의 온도에 녹조까지 겹치면 상당수 어종은 폐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재현 인제대 환경학과 교수는 “함안보와 달성보의 DO나 BOD 등을 보면 상층부와 하층부의 물이 섞이지 않아 바닥이 썩고 여기에 남조류까지 겹치면서 식수원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보 문을 열고 수위를 낮춰 물이 제속도로 흘러가게 하는 것만이 유일한 남조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창원 등 경남주민의 식수원인 낙동강 취수지점이 수심 2.5~5m 정도여서 바닥과는 거리가 있고, 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로 대부분의 남조류 독소가 제거되기 때문에 식수원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창녕·대구=위성욱·김윤호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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