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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 FTA는 깨진 약속, 일자리 10만개 없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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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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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사진)가 8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또다시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이코노믹클럽이 개최한 강연회에서 “한국에 대해 얘기해보자. 그것(한·미 FTA)은 많은 미국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깨진 약속(broken promise)을 완벽하게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수출 증가 약속은 거짓말”
디트로이트서 중산층 표심 공략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한국과의 무역협정으로 미국의 수출이 100억 달러(11조1000억원) 이상 늘고 7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으나 다 거짓으로 드러났다.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7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대신 1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졌고 한국에 대한 우리의 수출은 거의 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의 대미 수출이 한국에 대한 미국 무역적자 규모의 배에 달하는 150억 달러(16조6000억원) 이상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한미FTA 때리기’는 대선 승부처인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부 제조업 지역) 유권자, 특히 백인 중산층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지난 1일에도 러스트벨트인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유세에서 “(힐러리)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시절)우리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처리했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일자리) 킬러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8일 감세를 골자로 한 경제 공약도 발표했다. 그는 상속세를 전면 폐지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15%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또 현행 7단계인 소득세율(10~39.6%)을 3단계(12, 25, 33%)로 간소화하겠다고 했다. 육아 비용을 전액 소득공제 대상에 넣는 방안도 내세웠다.

클린턴은 이날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유세에서 “대기업과 트럼프 자신과 같은 부자들에게 엄청난 세금 혜택을 주는 상위 1%를 위한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AP통신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미시간 자동차 산업 노동자가 28만5000명에서 16만 명으로 줄었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94년 NAFTA 시행 이후 20만 명이었던 노동자는 6년 만에 23만1000명으로 늘었다”며 “트럼프가 통계를 아무렇게나 대한다”라고 보도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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