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세제 선전만 믿지 말라|올바른 사용법·적정량을 전문가에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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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옷을 하얗게, 손을 부드럽게」「흰옷은 더욱 희게, 색깔 옷은 선명하게」-. 손쉽고도 깨끗하게 빨래를 해치우려는 주부들의 마음에 꼭 맞는 제품 경쟁에 문득 불이라도 붙은듯 최근 들어 세탁비누와 표백제 및 섬유 린스의 종류가 부쩍 늘고 있다.
고체비누만 해도 종래의 비누에다 살균·표백작용을 강화시킨 것, 피부 보호제를 넣은 것, 좋은 냄새가 나도록 처리한 것등이 잇따라 선보이는중. 합성세제도 세척력을 강화시키는 효소라든지, 정전기를 방지토록 처리한 것이 나오는가하면 공해 방지를 위한 천연 가루비누등으로 매우 다양해졌다. 또 합성세제를 액체 상태로 만들어 좀더 사용하기 편하도록 한 물비누도 AOS세제니 고급 알콜계, 실크나 모직용등이 각기 특징과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표백제도 가지가지. 흔히 락스류로 불리는 염소계표백제와 옥시크린으로 대표되는 산소계 표백제들이 각각 5개 업체에서 생산, 시판되고 있다. 염소계 표백제들은 살균·소독·악취 제거등의 효과를 겸한 것으로 면·마등 식물성 섬유를 간단히 표백할 수 있는 제품. 산소계 표백제는 색깔 옷에 사용하면 더욱 선명하게 되고 합성섬유에도 쓸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모직, 견직물 외에 피혁제품, 수지가공 된 섬유, 색이 잘 빠지는 옷 등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밖에 정전기를 없애고 섬유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섬유린스도 네 가지가 제각기 장점을 선전하고 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제품이 다양하게 나오는 것은 주부들로서 매우 반가운 현상이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설명 부족등이 문제다. 한결같이 인체에 해가없다거나 무공해 세제라는 등의 문구를 곁들이고 있으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조금도 몸에 해롭지 않고 공해도 전혀 일으키지 않는 합성세제나 표백제는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요란한 선전보다 정확한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적당량을 사용하도록 계량 컵을 곁들이는 등의 배려가 중요하다는 것. 한국과학기술원 박경배박사는 『피부 보호제가 들어있다 해도 피부를 전혀 상하지 않게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고 공해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선전하는 효소세제도 공해를 전혀 일으키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가급걱 덜 쓰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계량컵 이용이 생활화되어 있지 않은 주부들로서는 필요 이상의 많은 세제를 쓰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이대의대 피부과장 국홍일 교수도『최근 점점 늘고 있는 접촉성 피부염등 피부병은 합성세제 이용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세탁기로는 합성세제의 잔류 성분을 완전히 헹궈 낼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리므로 주부들은 각 제품의 설명서를 주의 깊게 읽은 뒤 제품을 선택하고 적당량을 사용하며 표백제를 이용한 뒤에는 냄새가 완전히 가셔질 때까지 잘 헹궈 내는등 현명한 소비자가 돼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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