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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7주기 기념식 후 만난 문재인·손학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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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호 2 면

6일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내년 정권교체를 기원하며 만세를 불렀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당 대표 후보, 문재인 전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이낙연 전남지사.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고문이 4년 만에 만났다. 6일 저녁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기념행사에서다. 두 사람은 2012년 9월 민주통합당(더민주의 전신)의 대선후보 경선 때 ‘친노 패권론’을 놓고 갈등한 이후 서로 만난 적이 없었다. 이날 행사 뒤 문 전 대표는 손 전 고문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네며 “요즘 언론에 비치는 모습이 좋아 보이더라. 빨리 당에 돌아오셔서 힘을 넣어주시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말은 최근 나도는 손 전 고문의 ‘독자 행보설’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손 전 고문은 특별한 언급 없이 그냥 웃음만 지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조금 늦게 행사장에 도착해 행사 도중엔 앞자리에 있던 문 전 대표와 마주치지 않았다. 손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김 전 대통령 7주기 행사라 오게 됐다. 인동초 같은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우리 사회에서 계승해야 된다”고만 했을 뿐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한편 이날 행사 축사에서 문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를 성토했다. 문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께서 평생 목숨 걸고 지키고 이루셨던 민주주의와 남북평화, 경제와 민생이 참담하게 무너졌다. 지난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김 전 대통령이 무덤에서 호통을 치셔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반드시 내년 대선에 승리해서 대통령님의 유지와 자랑스러운 민주 정부의 정통성을 이어나갈 것을 대통령님께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행사 주최 측은 다음 순서로 손 전 고문의 축사를 마련했지만 손 전 고문은 이를 사양했다.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논란과 관련해 “만약 김 전 대통령께서 생존해 계셨으면 찬성했을까요? 이 시대의 행동하는 양심은 사드 배치에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중국이 이것을 기화로 경제 보복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했다. 영상 메시지로 축사를 대신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김 전 대통령이 긴 정치 역정 속에서 강조한 남북관계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더라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미국을 설득하고 중국의 이해를 구하면서 한국을 동북아 평화의 디딤돌로 만드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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