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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한 아주빙상계에 "활력"|첫 동계 아주게임이 뜻하는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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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삿뽀로=임병태특파원】제1회 동계아시안게임은 참가규모(7개국 4백28명나 수준면에서 대단한 대회는 아니었으나 낙후된 아시아 빙상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한국은 당초 목표했던 대로 북한을 제치고 종합3위를 달성했을 뿐만아니라 해방이후 첫 아이스하키대결에서도 2-l로 개운한 승리를 올렸다.
또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 배기태가 남자1천m에서 83년 세계스프린트대회 우승자이며 일본기록보유자인「구로이와·아끼라」를 꺾고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 일본의 폭주에 제동을 걸고 한국병상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1년남짓한 역사의 쇼트트랙에서도 금메달은 없었지만 은2·동5개를 획득, 유망종족으로 떠올랐다.
특히 유부원은 혼자 은2·동1개를 따냈으며 이것도 모두 간발의 차로 금을 놓친 것이라 장차 훈련여하에 따라 아시아정상도 멀지 않을것 같다.
이밖에 스키부문에서는 빈약한 선수층, 미비된 시설등에도 불구, 그런대로 호성적을 거둔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성과와는 달리 이번 대회는 한국빙상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교훈적이다.
일본의 수준은 여전히 높았고 중공과 북한도 동계종목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저변확대를 꾀하고있어 멀지않아 일본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이 2∼3명의 뛰어난 스타의 활약덕분에 3위는 차지했으나 현재 국내동계스포츠의 제반문제들을 살펴보면 그 잠재력은 미약하기 짝이 없어 자랑할만한 형편은 못된다.
삿뽀로 한곳에만 실내링크 7개, 점프힐 3개소, 스키슬로프 12개소를 갖고있는 일본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10여개소의 실내링크를 보유하고 있는 중공, 6천명수용의 최신링크에 하천·호수를 모두 천연링크로 사용할수 있는 북한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시설은 빈약하기 그지없다.
옥외링크로는 태릉스케이트장 1개소이나 그나마 일반대여등으로 마음놓고 연습할 수 없는 사정이며 태릉·대구 2곳의 실내링크도 피겨·쇼트트랙·아이스하키등이 한가한 시간을 서로 쪼개 이용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선수들이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이며 군및 실업팀이 하나도 없어 선수생명은 대학 졸업과 함께 끝나고 있다.
가족이나 비인기종목인데다 지원마저 없어 스포츠유망주들을 빙판으로 끌어들일 인센티브가 없는 것이다.
정책적인 배려와 함께 과감한 시설투자, 실엄팀 육성이 시급하다.

<빙구 빙속 피겨종목등 2∼3년에 일잡겠다>
○…중공스포츠의 저력이 동계종목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조상태중공팀 단장은『동계종목에서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인적자원에 기인한 바도 크지만 최근들어 정부차원에서 강력한 뒷받침을 해주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아이스하키·스피드스케이팅·피겨등에서는 2∼3년내에 일본을 완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단장에 따르면 중공은 60년부터 본격적으로 동계스포츠를 시작했으나 문화혁명기간 일시 중단, 79년부터 재개됐으나 현재 동계스포츠인구는 약l백50만명, 등록선수는 3천∼4천여명에 이른다는것.
조단장은『지금까지는 각성별로 선수관리를 해왔으나 84년부터 국가기관인 체육성이 전체선수를 관리하고 경기단체별로 3월과 10월 두차례 전국대회를 열고 또 격년간격으로 동계체전을 개최, 우수선수를 발굴해 해외전지훈련등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최강인 일본을 꺾어 파란을 일으킨 아이스하키의 경우 82년부터 캐나다와 유럽등지에서 전지훈련을 쌓아 기량이 크게 향상됐으며 스피드스케이팅이나 스키등도 서독·이탈리아등지에서 맹훈련을 쌓아왔다고 조단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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