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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만 먹었을 뿐인데…게임으로 코딩 배우는 일본 어린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딩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마치 퍼즐을 풀듯이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어린이 대상 코딩 강의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복잡한 코딩을 쉽게 가르칠 방법은 없어보인다.

이 어려운 일을 해낸 곳이 있다. 바로 일본 제과업체 애자키글리코(글리코)다.

글리코는 지난 3일 3~5세 어린이 대상 코딩 교육용 게임 애플리케이션(앱) ‘글리코드’(glicode)를 출시해 무료 배포하기 시작했다. 게임 글리코드는 1960년대부터 일본 어린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초콜릿 과자 ‘포키’(pokey)를 소재로 했다.

포키는 한국의 롯데제과에 판해하는 ‘빼빼로’와 똑같이 생긴 막대모양 초콜릿 과자다. (포키는 1966년, 빼빼로는 1983년에 출시됐다.)

글리코드 게임의 원리는 단순하다. 예를 들어 빼빼로를 세로로 길게 놓으면 위로 한 칸 이동할 수 있고, 빼빼로를 가로로 놓으면 옆으로 한 칸 이동이 가능하다. 수학으로 따지면 y‘=y+1, x’=x+1를 실생활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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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코드 게임을 설명하기 위해 과자 종류와 기본 코딩 개념을 매칭하는 장면. [사진 유튜브 캡쳐]

코딩을 가르칠 용도로 만들었지만 글리코드는 90년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수퍼마리오' 게임과도 유사한 부분이 있다.

땅콩 비스킷을 먹으면 점프할 수 있다. 또 아몬드 초콜릿을 먹으면 게임에서 주인공의 사이즈가 줄어든다. 프로그래밍 언어로 해석하면 각각의 상황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지는 ‘if 구문’을 실생활에 비유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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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코드를 하는 어린이들은 루프(반복) 구문, 조건(if) 구문 등 각종 코드의 기초를 게임으로 학습할 수 있다. [사진 유튜브 캡쳐]

이날 글리코가 유튜브에 올린 1분 7초 가량의 동영상에는 일본 어린이들이 기초 코딩을 쉽게 학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초콜릿 과자를 먹었을 뿐이다.

일본 글리코는 "단맛이 나는 과자만으로는 어린이들의 미래가 담보되지 않는다"며 "코딩을 가르쳐 주는 일이야말로 미래 사회를 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꼭 해야 할 어른 세대의 책무"라고 밝혔다.

코딩 놀이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글리코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애플이 내놓은 앱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Swift Playgrounds)도 글리코드와 마찬가지로 게임을 통해 어린이들이 코딩의 기초 개념을 학습하도록 돕고 있다.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는 애플의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 입문용 앱이다. 태블릿 PC ‘아이패드’를 이용하면 전문가가 아닌 누구라도 쉽게 코딩을 접할 수 있게끔 만들어졌다.

퍼즐을 풀고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핵심적인 코딩 개념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를 소개하며 “어린이들이 코딩을 배우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을 ‘혁신’”이라고 말했다. 게임만으로 미래의 애플 생태계(ecosystem)에서 주축이 될 '애플 키즈'를 기하급수적으로 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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