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Gallery] 일본 아오모리 전통 축제, 네부타 마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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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靑森)현은 일본 최북단 섬 홋카이도(北海道)와 본섬 혼슈(本州)를 잇는 길목에 위치해 있는 지역이다.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눈의 왕국으로 일본 최고 적설량(111㎝)과 최고 강설량(669㎝) 기록이 모두 아오모리에서 나왔다. 그래서 아오모리에는 설국이며 눈의 나라며 동토라는 설명이 붙는다.

하지만 아오모리의 여름을 겪은 이들은 아오모리를 두고 ‘뜨거운 땅’이라 기억할 듯하다. 순전히 8월 초 치러지는 아오모리 최대 축제 ‘네부타(ねぶた) 축제’ 덕분이다. 해마다 3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는 네부타 축제는 아오모리 사람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네부타는 거대한 종이 인형을 태운 커다란 수레를 부르는 말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 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네부타를 제작하는데, 규모가 큰 것은 높이 20m를 훌쩍 넘기도 한다. 마을 주민들은 축제 기간이 되면 장인이 정성들여 제작한 네부타를 거리로 끌고나와 인형 안에 등불을 밝힌다. 그러곤 조를 이뤄 네부타를 거리 이곳저곳 끌고 다니기 시작한다. 관광객의 환호성 속에 수십 개의 네부타가 줄지어 거리를 행진하는 장관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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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아오모리 네부타 마츠리(祭·축제)’라는 이름으로 아오모리현의 공식 행사가 된 것은 1958년이었다. 중국에서 칠월칠석에 인형 등을 태워 강물에 떠내려 보냈던 풍습이 일본에 전해지면서 일본 곳곳에는 ‘불’과 관련된 세시풍속과 축제가 생겼다. 아오모리에서는 네부타를 만들어 태운 뒤 강물에 흘려보내는 의식을 치렀다. 그 세시풍속이 현재의 축제 형태로 발전했다. 네부타 축제는 그 역사성을 인정받아 80년 일본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갖가지 표정을 담은 형형색색 네부타를 비교해보는 것도 축제의 큰 재미 중 하나지만, 축제의 흥겨움을 북돋는 일등공신은 네부타를 끌고 가는 수레꾼이다. 다채로운 색상의 전통 의상을 차려 입은 수레꾼은 ‘랏세라 랏세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 곳곳을 헤집고 다닌다. 여기에 전통 악기 연주와 전통 춤 공연이 곁들여지면서 퍼레이드의 흥겨움이 배가 된다.

양보라 기자
사진=아오모리현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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