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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연극배우 여전히 배고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관객들이 많이 늘고 있고, 도처에 좋은 극장이 서고있지만 우리 연극배우는 여전히 푸대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한국연극협회가 연극배우 1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연출가 정진수교수 (성대)가 분석 (『한국연극』지 3월호 게재 예정)한 논문 『연극배우의 현주소-그 실태와 대책』에서 밝혀진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배우들의 무대에서의 1년간 총 수업은 총 응답자 59명중 (나머지는 응답을 회피)10만원이하가 9명(15%), 10만∼20만원 8명(14%), 20만∼50만원 10명(17%), 50만∼1백만원 16명 (27%), 1백만원 이상 16명(27%)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1년간 총수입이 1백만원 이하가 총43명 (73%)으로 겉보기에 화려해 보이는 이들은 실상 월10만원이하의 수입으로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는 전혀 생활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TV·영화출연을 비롯해 기타 부업을 갖고 있는 배우는 총 응답자 65명중 30명으로 나머지 35명은 그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무대를 꾸준히 지켜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들의 학력에 관한 조사는 총 응답자 71명중 대졸이상이 58명 (82%)으로 일반인들의 예상과 달리 전반적으로 고학력화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출신은 응답자 68명중 36명이 연극 및 연극유사학과출신이고 나머지 32명은 연극과 관계없이 단지 연극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대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설문지와 별도로 정교수는 『한국연극협회연감』을 통해 지난5년간 (81∼85년)평균적으로 1편이상 (2년이상 공백없이)무대에 선 배우는 1백93명임을 밝혔다.
이중 남성이 1백28명, 여성이 65명으로 여배우의 수가 전체의 3분의1 수준으로 여배우 절대 부족현상을 실감케 했다.
이들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30대가 1백14명 (남85명·여29명)으로 60%를 차지했고 40대가 46명(남32명·여14명), 50대 이상이 불과 8명 (남4명·여4명)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20대가 25명(남7명·여18명).
연극배우의 수가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현저히 줄어드는 것은 이들이 생활고 및 기타 이유로 연극을 계속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논문을 집필했던 정교수는 『우리 배우들은 5년 이상 무대에 선 경우 1년간 4편 정도에 출연해 무대 총수입이 연1백만원 이하의 어려운 수준에 머물고있다』며『이것은 단지 이들이 예술 때문에 무대라는 굴레 속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자료』 라고 말했다. <양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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