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생 「과학강좌」가 붐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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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학강좌가 붐을 이루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에 크게 일기 시작한 이 어린이 과학강좌는 전문기관·사회단체의 교육에서 백화점의 판촉사업으로까지 확대돼 가고 있다. 어린이 과학강좌가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것은 73년 국립과학관이 실시한 「학생과학교실」중학 2년생을 대상으로 방학기간을 이용, 물리·화학·생물·생활과학등 기초과학의 실험실습과 과학공작 지도를 내용으로 한 것이 시초였다.
현재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과학강좌는 국립과학관의 「컴퓨터교실」 「주말과학강연회」「과학동산」 「학생과학교실」, 어린이회관의 「어린이 과학교실」 「저학년교실」, 서울YMCA의 「과학공작교실」, 동방플라자의 「전자교실」 등. 이외에도 최근 신세계백화점이 「봄방학맞이 어린이 과학교실특강」을 열었으며 서울YMCA는 금년내로 「전자교실」 을 신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과학강좌는 국교4학년부터 중학 2년 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 대부분. 강좌내용은 대체로 실험실습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회관에서 실시하는 과학교실처럼 교과서내용만을 가지고 강의하는 곳도 있긴 하지만 「유전공학은 우리 생활에 어떠한 도움을 주는가」 「미확인비행물체 (UFO) 와 우주과학」 「물레방아 만들기」「초인종 만들기」 등 교과내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이 과학 전반적인 상식과 이해를 돕도록 짜여져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들 강좌에 쏠리는 어린이들의 관심은 대단해서 「과학동산」의 경우 80년 프로그램을 처음 실시한 이래 해마다 2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이 마련한 특강에는 단 이틀동안 5백 여명이 몰려드는 성황을 이루었다.
이같이 과학강좌가 붐을 이루는데 대해 관계자들은 어린이들이 과학에 대해 친밀감을 갖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국립과학관 김충곤씨 (보급과) 는 『어릴 때부터 과학이 전혀 낯설지 않은 과학세대에 살고 있기 때문인지 요즘 어린이들은 과학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서『특히 학교교육에서 기회가 많지 않은 실험 실습을 직접 해볼 수 있어 큰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서울YMCA 김룡무씨는『창작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 풍토에서 스스로의 창작을 통해 무엇인가 만들 수 있다는 만족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과학강좌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이긴 하지만 제대로의 집기실이 갖춰지지 않고 있거나 즉흥적인 프로그램으로 체계를 잡아가지 못하고있는 것 등은 보완돼야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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