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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군 용문면 죽림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예천읍에서 서북쪽으로 30리길 용문사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왼쪽으로 꺾어 들어 논두렁길을 따라 1km남짓 가면 소백산줄기의 동산아래 울창한 대나무숲이 나타난다.
경북 예천군 용문면 죽림리-.
마을이름 그대로 대쪽같은 조상의 기개가 스민 예천 권씨의 5백년 마을이다
전체 70가구중 평택 임씨와 안동 권씨등 2가구를 뺀 68가구가 모두 예천 권씨.
득성이래 4세에 이르기까지 자손이 귀하던 가문에 5세 선이 5형제를 두어「오복문」의 경사가 나면서 족세를 떨치기 위해 이들 형제중 막내 오상이 대대로 살던 하금곡리, 속칭 버들맡(유전)에서 서쪽으로 2km쯤 떨어진 신선이 학을 희롱한다는「신인농학」의 명당을 찾아 이곳 동산아래 터를 잡았다고 한다
동구밖에는 입향조 오상이 손수 심었다는 수령 5백년의 아름드리 향나무(경북도 보호림)가 마을의 수호신처럼 버티고 하늘을 가린다.
입향조가 세운 팔작지붕의 99간 종택은 임란당시 병화로 42간이 소실되고 현재 57간이 남아 있는데 조선조 중엽의 전형적인 건축물로 꼽혀 보물제457호로 지정돼있다.
22세 종손 권영기씨(42)가 터를 지킨다.
예부터 문규로 마을을 다스려온 권씨네는 한마을주민 전체가 일가친척들이어서 이웃간에 1년가야 시비없는 양반마을. 가구당 20마지기 안팎 농사로 중농살림을 꾸리며 오순도순 살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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