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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스타킹]⑤ '소셜 집밥' 함께 먹는 도시 사람들…동네의 부활은 가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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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이 없이 살아간다는 건 외로운 일이다. 동호회 활동이나 다른 모임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모임을 만들 수 있지만, 그 또한 시간과 열정이 없으면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동네’ 친구를 원하는 이유다. 특히 1인 가구가 늘어나며 개인의 외로움은 커졌다. 일자리를 따라, 집값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정주(定住)대신 이주(移住)를 택해야 하는 이들은 마음이 안착할 뿌리를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원래 동네 토박이가 아니고선, ‘동네 친구’를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외국에선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동네 모임이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주변 이웃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거나 포틀락(Potluck) 파티(음식을 각자 가져와서 함께 나누는 파티)를 여는 경우도 많고, 지역에 대한 애정이나 애착도 강하다.

반면, 한국 혹은 서울에서 살아가며 지역 커뮤니티에 속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파트 부녀회 정도가 지역기반 커뮤니티라고 부를 수 있을까? 물론 온라인을 중심으로 ‘동네’ 모임은 꾸준히 모색되어 왔다. 하지만 온라인의 특성상 젊은 층이 중심이고, 술자리 문화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아 지속성을 가지기가 쉽지 않았다. 일부에선 이성간 만남의 장으로 오해가 생겨 문제가 발생한 경우도 적지 않다. 취미 중심의 동호회 문화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동네 부활을 기대하기엔 아직까지 이르다.

그럼에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커뮤니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마포구 성산동의 성미산 마을은 일찍부터 대안적인 마을 공동체로 주목받았고, 종로구 성북동이나 마포구 연남동, 서교동 등도 지역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하다. 각종 언론 매체에서도 ‘셰어하우스’같은 주거공동체나 ‘소셜다이닝(Social Dining)’ 등 새로운 형태의 지역 기반 커뮤니티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소셜다이닝 집밥’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일 혼자 밥을 먹기 싫은 이들이 함께 모여 밥을 함께 먹는 ‘식구(食口)’를 형성한다.

최근엔 협동조합 문화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육아공동체이고 1인 가구를 위한 협동조합이나나 온오프라인이 결합되는 형태의 느슨한 지역공동체의 모습도 보인다. 마포구 망원동도 새롭게 형성되는 지역공동체의 하나다. 망원동은 서울의 복판에 자리잡았으면서도 뒤늦게 개발되어 사람 사는 냄새가 남아 있는 곳이다. 인디문화의 중심지인 홍대와 멀지 않은 지역에 자리잡아 예술가들도 일찍부터 관심을 두던 곳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동네예술가 프로젝트’ 등이 지향하는 바도 주민참여지향적인 실험적 예술활동이었다.

페이스북 페이지 ‘망원동 좋아요’나 ‘망원동 아티스트’ 등 지역을 앞세운 온라인페이지는 이곳에 사는 소규모 가게 사장님들이나 예술가들, 일반 거주민들을 묶어 새로운 형태의 마을공동체 부활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쓰지 않는 물품을 나눔하거나, 벼룩시장 같은 ‘마을장’을 열거나, 각종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등 다양한 동네 참여자들을 중심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동네 사랑방을 자처하는 동네 서점이나 공방 같은 작은 가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물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나며 외지인들이 핫플레이스로 인식해 찾는 경우도 많지만, 작은 가게들의 근저에는 ‘동네’라는 감성이 자리하고 있다. 나도 망원동에 이사온 후 동네 친구에 대한 갈증이 더 커졌고, 그들 사이에 조금씩 녹아들려 노력해왔다. 1년간 살며 느낀 새로운 지역기반 동네문화를 다음편부터 본격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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