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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이렇지요] 우울증, 왜 여자에 많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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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감기'로 통하는 우울증은 남성보다 여성과 훨씬 친합니다. 우리나라 여성 5명 중 한 명은 우울증을 갖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있고, 선진국에서도 여성 우울증 유병률이 남성보다 2배쯤 높은 것으로 조사됩니다.

왜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여성이 많을까요?

우선 여성은 남성보다 일상생활의 스트레스가 더 많고,영향도 더 심하게 받습니다. 여성의 일생은 월경.피임약 복용.임신.육아 부담.폐경 등 우울증을 유발하기 쉬운 상황의 연속입니다. 우울증과 밀접히 연관된 통증(월경.출산)을 더 자주 경험하는 데다 통증을 견딜 수 있는 역치와 인내력도 남성보다 대체로 낮지요.

최근 들어 취업 등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활발해지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겁니다. 특히 남성은 일 중심이고, 이성적인 데 비해 여성은 감성.직관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우울증에 취약합니다.

항우울효과가 있는 호르몬의 농도가 남자보다 가변적이라는 사실도 원인입니다. 폐경 등 갱년기 여성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우울증에 쉽게 빠지거든요.

우울증은 증상에서도 남녀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여성의 우울증은 더 만성적이며 재발률이 높습니다. 불면보다는 수면 과다나 무기력증이 많고 식욕감퇴보다 오히려 식욕증가가 많습니다. 계절의 영향도 남성보다 더 많이 받습니다.

특히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 여성들은 우울증을 더 자주 호소합니다. 공황장애.공포.강박증 등 불안장애가 동반된 경우가 많은 것도 여성 우울증의 특징입니다(아주대병원 정신과 이영문 교수).

우울 증세가 있는 여성이 스스로 도울 수 있는 열가지 방법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너무 어려운 목표 설정이나 과중한 책임감을 피하세요. 둘째, 큰 업무를 작게 나눠 우선 순위를 정하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해내세요.

셋째, 자신에게 너무 큰 것을 기대하지 마세요. 넷째,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도록 노력하세요. 다섯째, 운동.영화.종교.사회활동 등에 적극 참여하세요.

여섯째, 전직.결혼.이혼 등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자신을 잘 아는 사람과 상의하세요. 일곱째, 우울 증세가 갑자기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 마세요.

여덟째, 자신이 현재 갖고 있는 부정적 생각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그것은 우울증의 증상일 뿐이므로 치료되면 없어집니다. 아홉째, 화가 날 때는 참지 말고 말로 표현하세요. 열째, 잠이 오지 않는다고 억지로 잠을 청하지 마세요.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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