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국영방송이 먼저 중계를 자청한 승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기사 이미지

<결승 3번기 1국> ●·커제 9단 ○·스웨 9단

7보(90~101)=결승 무대의 한·중 격돌을 바랐던 팬들은 스웨와 커제가 나란히 결승에 진출하자 ‘김빠진 맥주 같은 승부’라고 했으나 현장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결승 1국 하루 전, 상하이 그랜드 센트럴호텔의 기자회견장은 중국 전역에서 몰려든 신문, 방송 기자들로 가득 찼고 예정된 시간이 넘어설 때까지 기자들의 질문이 그치지 않았다. 중국기원의 화이강 부주석은 “중국기사들의 결승이라 한국에서는 관심이 적을지 몰라도 중국에 진출한 삼성자동차보험(삼성화재)에는 상당한 호재가 될 것. 쉽게 관심을 표명하지 않는 CCTV(중국 국영방송)가 이번에는 먼저 중계를 자청했을 정도”라며 이번 대결이 대륙 최고의 흥행카드임을 장담했다.

우상귀 90은 상용수법. 92로 활용해 흑의 우변 전개를 견제하고 94로 넘어선 다음 좌상귀 96으로 빠졌는데 이 수는 어떤가. 흑이 손 빼면 3점을 잡을 수는 있지만 좌변 흑 대마에 영향을 끼치는 선수는 아니다. 커제는 응수할 가치가 없다는 듯 중앙 97로 젖혀갔는데 좌상 일대의 두터움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백의 처지에서도 이곳의 가치가 더 크지 않을까. 박영훈 9단은 중앙 98, 100의 응수도 마땅치 않다는 듯 ‘참고도’의 진행을 제시했다. 집으로는 이쪽이 조금이라도 득이라는 얘기.

손종수 객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