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29세라는 최고령 할아버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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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민정당이 8일「민속의 날」을 맞아 전국조직망을 통해 확인했다고 발표한 우리나라 1백세이상 고령자들의 나이와 성별이 현지확인결과 대부분 실제와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생존 최고령자로 발표된 충남 당진읍 읍내리239에 사는 김씨 할머니의 실제나이는 발표된 1백35세보다 41세나 적은 94세로, 남자 최고령자로 발표된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장흥5리의 최씨는 남자가 아닌 여자로 실제나이도 발표된 1백29세보다 38세나 적은 91세임이 밝혀졌다. 또 남자2위로 발표된 충북 옥천군 청성면 대안리의 배을석할아버지도 발표된 1백26세 보다 무려 45세나 적은 81세로 현지조사에서 확인됐다.
최고령자로 발표된 김씨 할머니의 경우 출가후 뒤늦게 호적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름을 정확히 몰라 김씨라고만 적었는데 나이는 면사무소 직원의 사무착오였다는 것.
때문에 아들인 윤신출씨도 실제나이는 76세이나 호적상엔 1백5세로 되어있어 9세 연하인 부인보다 주민등록상으로는 38세나 많은 것으로 되어있다.
최고령 남자로 잘못 발표한 철원의 최씨 할머니는 38선 이북인 현 거주지가 6·25후 수복되면서 호적정리 과정에서 잘못 기재된 것 같다며『아무리 그렇다해도 내가 왜 남자로 돼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16세에 출가, 18, 21세에 아들을 낳은 최씨 할머니는 호적이 잘못 정리되는 바람에 56, 59세에 아들을 낳은 것으로 돼버렸다.
민정당은 8일 전국의 1백세이상 장수노인은 4백85명으로 이는『금년초 산하조직망을 통해 현지 확인한 것』이며 이들에게 당의 선물을 주기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민정당은 이 발표에서 주민등록상 1백세가 넘었다해도 현지확인과정에서 실제나이와 다른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으나 지금까지 최고령자로 알려진 서울의 김진화할머니(1백34세)는 아무 설명도 없이 최고령자 명단에서 빠져있었다.
한편 94세와 81세인 김씨 할머니 배노인집에는 8일낮 민정당이 지구당을 통해 1백세이상 노인에게 전달한다는 내의 인삼세트가 도착돼 가족들이 어리둥절해 하고있었다.
이에대해 민정당 관계자는 40여일간 당조직과 행정관청을 통해 조사, 확인시켰으나 우리의 호적제도가 확립된지 얼마 안되고 본인이 고령이라 확인하지 못하는 이유 등으로 다소간 차질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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