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교실」강좌 11년째|조동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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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어 80년대에도 계속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평생교육 및 사회교육열은 적지 않은 수의 인기 초청강사를 탄생시켰다. 그중 여성으로 대표적인 경우가 조동춘씨(41).
부부 갈등의 주된 원인을 분석하고 처방하는 것이 그의 특기다.
따라서 기업체의 사원 부인 연수회, 회사 여사원 모임, 기업체 사원 연수회 등에 자주 초청을 받는다.
그는 자신의 강연이 인기가 있는 이유를『행복한 가정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관심사이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자신의 실감나는 체험을 위주로 하여 부담없이 들으면서 실컷 웃고 나서도 돌아서면 무언가를 생각케 하고 시도케 하는 그의 독특한 강연기술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변의 얘기다.
『오늘날에는 아내들이 독자적인 세계를 가져야 하고, 남편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하고, 남편과 통하는 공통점이 있어야 합니다. 그를 위해 끊임없이 자신이 노력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저는 늘 강조합니다. 아내의 행복은 스스로 이루는 것이지 결코 남편이 갖다주는건 아니예요.』
경희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4년여에 걸친 중·고교 교사생활을 끝막고 조씨가 결혼한 것은 73년. 비교적 무리 없이 한 결혼이었는데, 부부 갈등이 끝이 없었다.
그때 우연히 미국에 있는 친구가「마라벨·모건」의『완전한 여성』이란 책을 보내줬고, 그를 통해 조씨는 자신의 부부갈등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가정주부가 겪는 공통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내 자신이 바뀌지 않고는 부부 사이가 좋아질 수 없다는 깨달음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바뀌니까 남편도 달라지더군요. 그 체험을 이웃과 함께 나누자는 생각에 75년 작은 강좌를 만들었읍니다』
이렇게 탄생된 것이「사랑받는 아내교실」. 이름 때문에 여성들로부터 빈축과 반발도 많이 받았지만 결국 목적은 자기 계발, 자기 교정, 자기 관리로 스스로의 행복을 구축하자는 것이므로「아내모임」으로 바꿔 오늘까지 밀고 왔다고 한다.
그는 보통 1백20분 강연을 한달 평균 40∼50회 해야하는 까닭에 늘 목이 쉬어 있다. 한강좌 강사료가 보통 10만원선이니 한달 수입도 만만치 않지만, 대부분「친구사이 같은 남편」 김양호씨(43)가 운영하는 한국언어문화원 등에 쓰여진다고.
12살된 아들이 하나 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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