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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 한국 외교관 피납|도재승 2등 서기관 공관앞서 무장괴한 4명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정부는 베이루트주재 한국대사관 도재승 2등 서기관 피납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대응책을 서두르고 있다.

<관계기사 3, 6, 7면>도 서기관은 31일 상오8시10분(한국시간 하오3시10분)같은 공관에 근무하는 김규영 행정관이 운전하던 공관 승용차로 출근하다가 공관 앞 25m 노상에서 복면한 무장괴한 4명에 의해 납치됐다.
정부는 1일 상오 외무부에서 관계기관 실무자들이 참석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도서기관의 행방확인 및 조기무사석방을 위해 레바논정부 및 레바논내의 각 정·종파지도자들과 협조관계를 모색키로 하는 한편 ▲국제적십자사 ▲아랍권에 영향 있는 나라 ▲미 불 등 우방을 통해 석방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자칫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여러가지 대책을 마련 중에 있으며 전 해외공관에 대해 도 서기관의 무사귀환을 위한 총력적인 외교 교섭을 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건발생 직후 전 재외공관에 긴급훈령을 보내 공관에 대한 보안대책 및 직원들의 신변안전대책을 재검토토록 지시하는 한편 특정지역에서의 유사사건 발발에 대비한 대책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외무부는 사건발생 직후인 31일하오 현지공관에 긴급훈령을 보내 최대한의 외교노력을 펼 것을 지시하는 한편 본부에 긴급 대책반 (반장 한우석 제1차관보)을 편성,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김현진 주레바논 대사는 31일저녁 「카라미」 수상겸 외상을 예방, 레바논정부가 도 2등 서기관의 구출을 위해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카라미」 수상은 이 사건에 큰 관심을 표명하면서 사건수사에 협조를 다짐한 것으로 알러졌다.
한편 김대사는 이날 하오 본부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레바논 내 각종파 유력인사들과 도 2등 서기관의 소재파악 및 구출을 위해 다각적인 접촉을 벌이고 있다』 고 밝혔다.
한국 외교관이 외국근무 중 납치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레바논에서의 외교관 납치사건으로는 40번째다. 그러나 아시아외교관이 납치된 것은 도서기관이 처음이다.
도서기관의 납치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1일 정오 (한국시간) 현재까지 생사여부·소재 및 괴한들의 정체에 대해서는 일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사관위치>
주 레바논대사관은 서베이루트 회교도 장악지역인 지중해의 해안도로를 따라 람레트가에 위치해있는 12층 건물 3층에 있으며 이 지역은 분쟁지역인 평화선(그리라인)은 물론 남쪽의 팔레스타인 난민촌과도 멀리 떨어져 비교적 안전한 곳이다.
또 인근에는 튀니지대사관 및 이집트대사관이 있다.

<교민>
레바논에는 84년2월 레바논사태 악화 후 KOTRA직원·교민등이 모두 철수하고 현재 교민 1가구만이 거주하고 있다.
82년6월 이스라엘침공 이전까지는 16개 상사가 주재했으며 비즈니스맨·기능공·연예인등의 왕래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 방문인사가 거의 없는 상태다.
현재 살고있는 이성씨는 부인및 1남1녀 자녀와 함께 살고있으며 수출업에 종사하고 있다.

<한·레바논관계>
우리나라는 지난 70년 통상대표부를 설립했고, 81년 2월 외교관계를 수립해 대사관을 설치했으며 현재 김현진 대사 등이 주재하고있다.
지난 84년 2월에는 베이루트내란 악화로 공관원이 키프로스에 6개월간 대피한 적이 있다. 레바논은 한국의 경제발전·대 중동진출 성과 등을 평가해 레바논 정부 내 우파기독교세력은 전통적으로 한국에 우호적이며 좌파세력은 일반적으로 북한에 호의적이나 대외정책은 불간섭, 남북한등거리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남북한은 다같이 레바논에 대사관을 상주시키고 있으나 레바논은 남북한 양쪽 모두에 대사를 임명치 않고 있다.

<외교관보호 국제법규>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 ▲외교관등 국제적 보호인물에 대한 범죄의 방지 및 처벌에 관한 협약 ▲인질억류방지에 관한 협약 등이 있으며 한국은 이들 협약에 모두 가입했다.

<레바논에서 외교관 피랍>
지난해만해도 미국인6명, 프랑스인 4명, 소련인 2명 등이 납치됐으며 금년 들어서도 스페인 외교관 2명을 포함한 3명이 납치됐는데 이중 외교관은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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