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사드 설명하다 달걀 세례…경찰 수사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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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북 성주군청을 방문한 황교안 국무총리 한민구 국방장관 일행이 계란을 맞고 있다. 사진=매일신문 <매일신문 제공 사진>

경북 성주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대상지역 선정 이유 등을 설명하던 황교안 국무총리가 달걀과 물병 세례를 받은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황 총리는 15일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경북 성주를 방문했다. 하지만 설명회를 찾은 주민들은 황 총리를 향해 달걀과 물병 등을 던지며 거세게 반발했다.

날달걀을 뒤집어 쓴 황 총리는 차량으로 몸을 피했지만 주민들이 차량을 에워싸는 바람에 6시간 동안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경찰은 경북지방경찰청에 전담 수사팀을 편성해 폭력 행동에 가담한 인물을 색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달걀과 물병이 위험한 물품인지, 행위자가 정확히 누구인지 등을 채증 자료 등을 토대로 확인해 수사할 것”이라며 “어떤 법 조항이 적용될지 등은 수사를 진행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행동이 정부의 소통 부재를 비판하기 위한 일이었다고 해도 ‘도구를 사용한 폭력’에 해당하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거 국무총리, 전직 대통령, 대선 후보 등이 달걀을 맞은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1991년 김영삼 정부 시절 정원식 전 국무총리는 취임을 앞두고 한국외대에서 마지막 강의를 하다 학생들에게 밀가루와 달걀 세례를 받았다. 당시엔 사건에 가담한 한국외대 학생들이 무더기 입건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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